음반업계가 지난해 10월 온라인 음악카페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시작된 저작권 분쟁이 4차례에 걸친 줄다리기 협상 끝에 최근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책임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일단락됐다.
합의된 가이드라인은 인터넷 포털 등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 침해를 예방하거나 중지시키기 위해 일정 역할을 하는 경우에 일정한 침해의 책임을 경감해주거나 면제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마련은 저작권자들에게는 저작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협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을 떠안고 사업을 하게 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측이 합의한 가이드라인은 우선 △인터넷서비스제공자가 게시되거나 링크된 자료 또는 행위가 저작권 침해라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권리자로부터 일정한 요건을 갖춘 침해 주장 통지를 받은 경우 지체없이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그에의 접근을 봉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포함했다.
또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침해 주장을 수신하고 처리하는 전담창구를 개설하고 담당자를 지정해 권리자나 이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에 게시할 것을 담았으며 △게시물 삭제나 접근 봉쇄에 대해 게시자가 유효한 대응통지로서 복제·전송의 재개를 요청한 경우 그 사실과 재개 예정일을 즉시 권리주장자에게 통보하고 그 재개 예정일에 복제·전송을 재개토록 했다.
이와 함께 △이용자가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침해자인 경우에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정책을 채택하고 이를 실행하며 이런 정책을 공지토록 했으며 △저작권 보호를 위한 표준적인 기술적 보호조치를 수용하고 방해하지 않을 것을 명시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회의과정에서 서비스제공자들은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의 구체화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규범 체계상 가이드라인은 대강의 원칙을 정하고, 세부시행절차 등은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해 개별사업자들이 약관 등에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침해물의 위치를 확인하는 정보가 어느 정도의 구체성을 가져야 하는지 또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표준적인 기술적 보호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돼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 협상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한국음반산업협회·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등 5개 음반 관련 권리자단체와 다음커뮤니케이션·NHN·프리챌·네이트닷컴등 4개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참여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 중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은 업체의 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권리자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돼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전반에 공통적인 가이드라인으로 발전할 것이 예상된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번에 합의된 가이드라인은 권리자단체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간 신사협정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저작권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정부는 가이드라인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세부조정을 거쳐 저작권법 개정 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구체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