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의 사령탑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불과 한달 사이에 4명의 CEO가 새로 부임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지난해 8월 이후 공석이었던 한솔CSN에 서강호 전 삼성물산 상무가 새로 취임했다. 삼성물산의 인터넷쇼핑몰을 총괄해 온 서강호 신임 대표는 3일 취임식을 열고 업무 파악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삼성몰 총괄에 삼성물산 전략기획팀 은범수 상무를 새로 선임했다. SK글로벌도 지난해 12월 인터넷쇼핑몰 SK디투디를 분사하고 자회사였던 위즈위드를 전격 통합하면서 조창준 쇼핑몰 사업부장을 신임 대표로 공식 발령했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 등 선발업체의 대표는 올해 유임됐지만 후발 홈쇼핑은 대부분 대표이사 물갈이가 단행됐다. 우리홈쇼핑은 지난달 정대종 이사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통형 이사를 신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농수산쇼핑도 지난해 11월 김수혁 사장을 부회장으로 발령하고 천하제일사료 부사장 출신 이효림씨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현대홈쇼핑도 이병규 전임 사장 대신 강태인 사장이 새로 맡으면서 공교롭게도 후발 TV홈쇼핑 3개사는 사업권 1년만에 대표이사가 모두 교체됐다.
◇공격 앞으로=새로운 사령탑은 모두 공격경영과 선두탈환을 지상과제로 선언해 주목된다. 서강호 한솔CSN 대표는 “서비스 기업에 맞게 한솔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라며 “창의와 열정이 있는 기업을 모토로 제2의 도약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은범수 삼성몰 총괄 상무도 “외형과 내실면에서 부동의 쇼핑몰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삼성몰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대종 우리홈쇼핑 사장도 “그동안 우리홈쇼핑은 경영권 문제로 내부갈등을 빚었던 게 사실”이라며 “공격경영에 나서 우리홈쇼핑을 선발업체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이효림 농수산쇼핑 대표와 강태인 현대홈쇼핑 대표도 “점차 선발과 후발업체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선발업체에 버금가는 후발 홈쇼핑의 시장 경쟁력을 위해 서비스와 상품군을 새롭게 재편성하는 상황이다.
◇전망=최근 주요 업체의 CEO가 잇따라 갈리면서 점차 신구 대립의 양상으로 업계가 나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온라인 유통 시장은 ‘패기’를 앞세운 신진세력과 ‘관록’이 무기인 기존 주자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발 홈쇼핑 3개사 대표는 모두 홈쇼핑 사업 경력 6개월 미만의 새내기 주자인 데 비해 최영재 LG홈쇼핑 사장과 조영철 CJ홈쇼핑 사장은 대표를 맡은 지 3년이 넘는 백전노장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쇼핑몰 역시 마찬가지다. 서강호 한솔CSN 대표, 은범수 삼성몰 총괄, 조창준 SK디투디 대표 모두 쇼핑몰 업계에서 3년차 미만의 경영자다.
반면 인터넷쇼핑몰 ‘빅5’에 포진한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이나 롯데닷컴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강현구 총괄 이사 모두 96년 초창기부터 국내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해 온 베테랑이다.
주요 업체의 사령탑 교체가 과연 온라인쇼핑몰 시장에 태풍이 될지 아니면 미풍에 그칠지 신년 벽두부터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