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리씨 생일 축하해요.”
“이승열씨 프로젝트 수행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이문희 대상정보기술 사장<사진>의 하루는 인스턴트메신저와 함께 시작된다. 40대의 젊은 CEO인 이 사장은 지난해 초 사내게시판에 자신의 메신저 아이디를 공개하고 사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현재 그의 메신저 주소록에는 100여명의 직원들이 등록돼 있다.
매일 아침 메신저를 통해 일의 진척사항을 간단히 보고 받고 애경사가 있는 사원에게는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메신저를 사용하면서부터 보고문서가 줄어들고 업무처리나 의사결정이 무척이나 빨라졌다. 무엇보다 대화명을 보면서 사원 개개인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된 점이 메신저 사용의 가장 큰 효과다.
직원들 역시 메신저 상태창을 통해 사장이나 본부장 등 결재권자가 자리에 있는지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보고나 결재를 위해 헛걸음을 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고 말한다. 내선 전화 사용빈도도 크게 낮아졌다.
대화명과 관련된 일화 한토막. 어느날 아침 PC를 켰는데 프로젝트 파견나간 직원의 대화명이 ‘정신나간 마당쇠’인 것을 발견했다. 즉시 팀장에게 해당직원을 잘 관찰하고 대화를 나눠보라고 일러주었더니 며칠 후 대화명이 ‘돌아온 마당쇠’로 변경됐다고 한다.
연구소 직원의 대화명이 ‘책사죠’인 것을 보고 관리부서에 연락해 책을 사주기도 했다. 한 직원은 “직접 말하기 부담스러운 내용도 메신저를 통하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며 “메신저가 직원간 유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설 연휴 다음날인 3일 이문희 사장의 대화명은 ‘호남 사업팀 다들 잘 지내셨지요?’였다. 메신저라는 미디어를 통해 직원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사내정보망(DITRO)의 익명게시판과 신문고 등을 활용하면서 열린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힘쓸 생각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