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네트워크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스코시스템스가 매년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로 추산되는 핵심 부품 및 장비 조달 업체를 전면 재조정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90년대 크고 작은 정보기술(IT) 관련 기업 70여개를 인수했던 시스코가 그 동안 복잡하게 얽혀있던 부품 및 장비 조달 시스템을 처음으로 개편한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EE타임스에 따르면 시스코는 지난 12월부터 전면적으로 부품 및 장비 조달 개편작업에 착수했으며 오는 6월말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인터넷 등 네트워크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스코가 핵심 부품 및 장비 조달 시스템을 개편하면 이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들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시스코는 지난 2000년 인터넷 등 IT 경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1300여개사로 늘어났던 협력업체 수를 올해 말까지 600개 이하로 줄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시스코는 또 협력업체 중에서도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메모리, ASIC 등 주요 부품별로 1순위 공급업체 수를 10∼20개 정도로 압축하는 동시에 이들로부터 조달하는 제품 비중을 2000년 약 45%에서 올해 말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스코의 부품 및 장비 구매 개편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리처드 엘리스 이사는 “그 동안 회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본사 각 사업부는 물론 수십개 자회사들이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해 핵심 부품 및 장비를 조달함으로써 나타나는 문제가 많았다”며 “이를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한다는 대 원칙을 세우고 최근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