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국산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경쟁력이 악화일로인 것으로 지적됐다.
4일 한국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가 중국 해관 통계를 근거로 중국시장에서의 주요 국가 수출증감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0년 10.3%에서 지난해 9.7%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주요 경쟁국인 대만은 11.3%에서 12.9%로, 아세안(ASEAN)은 9.8%에서 10.5%로 각각 상승했다.
이는 우리 수출품의 ‘상품구성요인’이 열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산 수출품은 이미 중국에서 자체 생산이 가능해져 수입비중이 하락세인 품목위주로 구성돼 있어 이른바 ‘수출정합성(matching)’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대만의 경우 경쟁력 개선과 함께 상품구성요인에서도 우위로 나타났다. 반도체·컴퓨터 등 한국이 상품 구성이나 경쟁력 면에서 열세를 보인 품목에서 대만과 아세안은 경쟁력이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국 수출이 증가한 15개 한국산 수출품 가운데 경쟁력이 개선되고 상품구성요인도 우위인 제품은 ‘휴대폰’과 ‘백색가전’ 등 5개 품목에 그쳤다. 음향기기는 경쟁력은 개선됐으나 중국 내 자체 생산력 증가로 상품구성요인은 열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컴퓨터는 상품구성요인은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경쟁력이 약화됐으며, 영상기기는 경쟁력과 상품구성요인에서 모두 열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증가세는 중국의 전체 수입규모가 커짐에 따라 발생한 자연적 증가에 지나지 않는다”며 “중국 내 자체 생산능력이 없어 수입수요가 늘고 있는 첨단제품의 수출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