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양덕근 이케이씨씨 사장

 양덕근 이케이씨씨 사장(50)의 설 연휴는 남달리 바빴다. 그동안 자신이 집을 고쳐준 곳을 방문해 선물도 주고 새로 집을 고쳐줄 성남의 한 가정을 만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양 사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어려운 경제형편 때문에 집을 수리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집을 고치지 못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카페(http://cafe.daum.net/mbclovehouse)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카페 회원은 160여명.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허물어지는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받아 무료로 집을 고쳐주고 있다. 6개월 가량 집을 고쳐준 곳은 대략 10여곳.

 “건축자재를 중개하는 이케이씨씨 사장으로서 사회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 찾아봤죠. 가장 적합한 것이 어려운 사람에게 집을 고쳐주는 것이라 생각해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중순 가까운 지인들에게 e메일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해 왔다. 이 때문인지 지금은 현장에 집을 고치러 갈 때마다 많게는 20∼30명의 사람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요한 건축자재도 협력사의 도움을 받아 저렴하게 제공받고 있지만 양 사장은 집을 한번 고칠 때마다 약 150만∼200원 정도의 사비를 내고 있다.

 “사비로는 집 수리 대상을 확대할 수 없어 1000명 정도 모이면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회비를 받을 예정입니다. 점차적으로 1만여명으로 확대해 사랑의 씨앗을 사회에 심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죠.”

 그가 사회봉사활동을 해온 것은 벌써 20년이 된다. 직장 초기에 보너스를 타면 불우이웃에게 연탄, 쌀 등을 사주던 일이 이제는 아예 자신의 집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 둘을 키울 정도로 커졌다.

 “오히려 제가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 사는 맛이 납니다. 삶의 변화가 일어나죠.”

 봉사활동을 하면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치며 “IT업계도 올바르게 분배하고 쓸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일을 벌여놨지만 그는 회사 운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이케이씨씨의 실적을 보면 사업수완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e마켓플레이스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케이씨씨는 지난해 연말 보너스를 별도로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앞으로 10년 더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그가 말한 조언 한마디. “어려운 가정을 돕는다고 치약, 휴지, 라면, 기름 등을 사지는 마세요. 그 집에 가면 그것들은 약 2∼3년치가 쌓여 있답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글=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