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투자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 김영민 박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R&D투자 비율은 G7과 같은 수준이지만 투자효율성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해 투자효율성을 높이는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로 표시되는 ‘R&D집약도’와 19개 과학분야 발간물로 평가한 ‘R&D 성과지수’ 관계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투자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대다수 OECD 국가는 두 지표가 비례관계를 나타내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R&D 집약지수가 2.8일 때 성과지수가 2에 불과해 성과가 두드러지게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을 기준으로 기술도입액이 30억6000만달러인 데 비해 기술수출액은 2억달러에 그쳐 기술의 수출·도입 비율이 0.0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2.75, 일본 2.13, 영국 1.8 등으로 우리나라가 비효율적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 관련 특허확산율에서도 우리나라는 9건에 머물렀으나 1인당 R&D 지출이 비슷한 호주·아일랜드·이탈리아는 각각 17건, 12건, 14건으로 많게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R&D투자 구조가 개발연구 쪽에 편중돼 기초연구가 취약하며 이런 현상이 R&D투자의 효율성을 낮게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초연구가 17.8%, 개발연구 투자가 53.4%로 불균형적었으나 영국은 각각 33.2%와 30.3%로 균형적인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영민 박사는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는 부처별로 진행하고 있는 기술분야에 대한 선정과 투자를 국가 차원에서 종합관리하고 일관되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과학기술 관련 계획들을 재검토해 △계획과 집행의 괴리 정도 및 발생 원인 △정책 측면에서의 개선과제 △정책 수요자의 변화하는 요구를 파악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평균수준의 R&D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해 높은 투자비용과 실패 위험부담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상업화 이전의 응용단계에 자금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수출입의 GDP 비중이 2000년 기준으로 72%에 달하는 무역의존국가며 컴퓨터·전자 등 R&D집약산업 무역액이 전체 무역의 4분의 1에 달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경제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