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의 숫자 가운데 6개를 맞춰야 하는 확률 814만5060분의 1에의 도전, 로또복권.
이번주 1등 당첨금이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로또복권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더구나 이번주는 1등이 나오지 않더라도 당첨금이 다음차로 이월되지 않는 관계로 거액의 상금을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라 그 열기가 어느때보다 뜨겁다.
신문지상에 하루도 빠짐없이 로또복권 이야기가 오르고 있으며 어떤 모임이던 2명만 모여도 로또복권 이야기가 첫번째 화두로 대두된다. 심지어는 벌써부터 당첨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하며 꿈에 젖어드는 ‘김칫국족’들까지 등장했으며 설날 세뱃돈을 로또복권으로 주거나 ‘당첨되세요’라는 말을 덕담으로 주고받는 풍경이 연출되기까지 했다.
사실 ‘814만5060분의 1’이라는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첨이란 거의 불가능한 수치다. 그럼에도 이처럼 전국이 로또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는 이유는 ‘그대로 혹시나’하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미친척하고 샀던 복권이 당첨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인생역전’이 가능하다는 기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가 지니고 있는 꿈인 것이다.
최근에는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타고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나 행운번호를 골라내도록 도와주는 로또 파생상품과 관련 서비스에 대한 인기도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로또 열풍이 몰고온 새로운 풍속도다.
일례로 미국의 로또 전문가인 게일 하워드 씨가 균형조합 시스템을 통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법 및 행운의 숫자를 조합하는 법 등을 소개한 책을 한국 스마트럭이 번역해 내놓은 ‘로또 마스터1-행운의 숫자 조합하기’는 로또복권 열풍을 타고 불티나게 팔려 나가면서 이미 베스트셀러 대열에 진입했다.
또 로또복권과 관련된 서비스를 실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최근의 로또복권 열기가 어느정도인지를 실감케 해준다.
실제로 지난달 29일에는 실제 복권을 구입하지 않아 아깝게 대박을 놓치기는 했지만 한 로또 마케팅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로또 645 사이버머니’ 게임을 통해 로또복권의 1등 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춘 인물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또복권 관련 인터넷 서비스를 신종 비즈니스 모델로 올려놓았다.
이 사이트(http://www.lotto645.com)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행운번호 생성기를 통해 웹상에서 실제 로또 645게임과 똑같은 방식으로 행운번호 6개를 생성해주는 것. 이는 소비자들에게 막연하게 6개의 숫자를 선택하기 보다는 이를 여러차례 돌려봄으로써 가장 많이 나온 숫자들을 조합하는 방법으로 행운 숫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다소간의 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을 제공한다.
또 로또 확률 및 숫자별 분석·조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로또플러스(http://www.lottosoft.co.kr)는 로또숫자분석과 9가지의 당첨비결을 공개한 코너도 마련,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검색하려는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대행서비스를 하는 사이트도 속속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대부분 구매자가 인터넷을 통해 6개 번호를 선택하기만 하면 해당 로또복권을 대신 구입해주고 당첨 여부도 알려준다.
로또복권 발행사에서 고객들에게 나눠준 열쇠고리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깨알만한 공 45개가 들어있는 이 열쇠고리는 손으로 직접 흔들어 놓으면 6개의 공이 6개의 칸에 들어가도록 한 간단한 구조로 쉽게 행운번호를 추출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배터리를 이용해 공을 섞고 골라내도록 한 휴대용 예측기와 가정용 로또 예측기 등 행운번호를 골라주는 로또 전문용품들이 대거 출시돼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등 새로운 놀이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역술전문 주간지인 ‘goodday 365’는 전통놀이인 윷놀이로 행운번호를 골라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팔괘와 주역의 원리에 따라 숫자 알고리즘을 정해 배열하고 음양오행 사상을 담은 윷을 놀아 6개의 숫자를 골라내도록한 놀이다. 이 방법은 윷을 동전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로또복권 당첨번호 선택과 관련한 서비스나 상품이 인기를 독차지하자 최근에는 이들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모바일 게임을 개발, 이동전화를 통해 서비스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게임빌을 비롯한 몇몇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언제 어디서나 로또복권을 시뮬레이션 형태로 돌려보면서 누적된 행운번호를 분석해 실제 복권구입시 선택할 행운번호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형태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으로 구체적인 기획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또 지난해 로또복권 추첨방식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는 아케이드 게임기를 출시했다가 판매부진으로 상품화를 포기했던 한 게임기 업체도 최근 로또복권 열풍이 거세지자 이를 다시 상품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간단한 팬시상품과 출판물에서부터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 및 역술까지 동원돼 로또복권 당첨확률과 관계된 사업이 이어지는 풍경은 어느덧 국내에도 로또복권이 단순한 신드롬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로또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로또복권이 다양한 형태의 문화·레저산업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