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인터넷 대란이 회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우량 소규모 기업 인수·합병 등 올해는 보다 적극적인 회사 운영을 준비중입니다.”
인터넷 중단 사태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하우리의 박정호 부사장(42)은 최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연구기관은 물론 고객사와 수시로 연락을 해야 하고 지난해 경영실적 결산과 올해 경영 준비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우리 전직원은 설연휴를 반납하고 교대로 비상근무를 했다.
박정호 부사장은 “이번 인터넷 중단 사태로 보안시장 전반에 깔려있는 저평가 현상이 많이 걷힐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엇보다 정보통신부 장관이 보안 프로그램의 법제화·의무화 의지를 밝히는 등 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우리 회사에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호재지만 이번 사태에서 회사 제품의 우수성이 드러난 것이 가장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경쟁 회사의 제품은 바이러스 침입을 모니터하고 감염을 탐지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자사 제품은 검색과 차단은 물론 치료까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이런 연초의 기회를 잘 살려 올해 12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80억원의 매출은 국내에서, 40억원은 해외시장 수출을 통해 얻겠다고 덧붙였다. 보안시장 확대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 점유율을 30∼35%대로 높이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현재 4개의 해외 현지법인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현재 보안업체들의 난립과 저가 수주 경쟁이 문제되고 있지만 올초부터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없는 우량 기업의 인수·합병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리는 12월말 기준으로 매출채권 이외에 금융권 차입금이 전무한 상태며 7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과 보안주 열풍이 시들해지면서 하우리도 주식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박 부사장은 인위적인 주가부양보다는 기술력과 실적으로 회사가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보안업체는 특성상 현재 돈이 되는 사업 이외에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 등에 대비해야 하는 등 공익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일시적인 주가상승보다는 안정적인 기업,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또 “현재 하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종합 보안회사가 아니며 시스템·데이터 보안에 특화된 기술기업”이라며 “새로운 사업 등으로의 회사 외형 확장은 지금 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된 이후에나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