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의 대 중국 투자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덕그룹·코리아써키트·삼성전기 등 대형 PCB업체들은 중국 진출을 위한 투자지역·투자규모 등 세부 계획 수립을 완료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생산기지로 급부상하면서 PCB시장 잠재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일본·대만 등 경쟁업체들이 이미 조기에 진출, 현지 세트업체들의 수요를 장악하고 있어 더 이상 중국 진출 시기를 미룰 경우 현지 수요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90억여원의 자금을 확보, 중국 현지법인인 톈진 고려선로판유한공사의 설비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연성기판 후공정(월 1만㎡)만을 전담해온 고려선로유한공사를 다층기판 생산기지로 활용해 중국 현지 수요에 대처하는 한편 가격경쟁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덕전자(대표 김성기)·대덕GDS(대표 유영훈) 등 대덕그룹도 연초 설립한 톈진대덕전자유한공사를 중국 현지공략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삼성전자 현지법인에 공급하는 단면기판에 주력하고 기반을 다진 후 연성기판·다층기판 등으로 눈을 돌리는 단계적 중국 공략 방안을 수립했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기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상반기중 중국 톈진·퉁관 중 한곳에 진출하는 방안을 타진중인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한관계자는 “대만·일본 등 중국 현지업체와 경쟁하려면 이들보다 기술력이 앞선 제품을 집중 양산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있는 품목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대형 업체가 세계 생산기지인 중국시장에서 터를 닦는 등 선전할 경우 다른 국내업체들도 이에 고무돼 중국 진출을 서두르는 등 중국의 해외생산기지화가 급진전되는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중국에 진출할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내 고객에 대한 납기지연 문제를 야기하는 등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과감한 현지화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