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는 길이 달라.’
국내 전자전문 유통업계의 양대축인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이 올들어 각종 사업영역 및 매장운영에서 차별화의 길을 걷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마트는 전자전문점이라는 기존의 기본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전자랜드21은 전자전문을 중심에 두고 대형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하는 방향이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각사의 이름에 맞게 전문 ‘마트’와 ‘랜드’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 같은 양사의 방향은 매장 운영면에서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겉으로 드러난다. 매장 대형화는 전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추세다. 양사 모두 매장 확대에 주력하면서 하이마트는 생활편의시설이나 부대서비스보다는 품목 다양화에 집중하고, 전자랜드21은 비전자제품 취급 및 10대 중심의 매장 엔터테인먼트화 등 부대시설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하이마트는 최근 PC 등 정보기기 취급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가전AS서비스를 시작해 전자전문점 이미지를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반면 전자랜드21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랜드시네마를 용산 본점에 구축한 데 이어 올해안에 새로 개장할 4∼5개 신규매장에 영화관과 요식업체를 입점시킨 복합쇼핑몰로 구성, 차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품목에 있어서도 하이마트가 국내 브랜드 중심의 TV와 대형 백색가전에 PC 및 노트북 등 시장에서 일반화된 상품에 주력하는 반면 전자랜드21은 소형 디지털기기와 이동통신단말기의 취급비중이 타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따라 타깃 고객층도 점차 차별화되고 있다. 하이마트가 30대 이상의 청·장년층과 주부 등 주로 ‘정적인 소비자’에 포커스를 맞춘 데 반해 전자랜드21은 10·20대의 젊은층과 마니아층인 동적인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시장에서의 경쟁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전자랜드21은 신세대가 주로 몰려드는 밀리오레, 두타 등 패션복합쇼핑몰을 새로운 경쟁상대로 주목하고 있는 반면 하이마트는 할인점이나 TV홈쇼핑 등 기존 신유통업체를 주요 경쟁상대로 여기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