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공장밀집지역인 영등포가 첨단 아파트형 공장밸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등포지역에 벤처기업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 5개동이 한꺼번에 건설되면서 구로공단에 이어 영등포가 새로운 아파트형 공장 밀집지구로 부상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제조업분야에서 쇠락의 길을 걸어온 영등포에 첨단 아파트형 공장바람이 거세게 부는 이유는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정치·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와 인접하고 교통여건이 뛰어난 영등포의 지역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기 때문. 또 구로공단의 신규 아파트형 공장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리자 벤처기업들이 입지조건이 더 좋은 영등포 일대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건설업체들이 이 지역에 앞다퉈 아파트형 공장을 짓는 배경이다. 현재 영등포지역에 완공된 아파트형 공장은 2개동, 입주업체도 100여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년까지 아파트형 공장 5개가 추가로 신설됨에 따라 총 700개가 넘는 벤처기업들이 ‘영등포 아파트형 공장밸리’에 둥지를 틀 전망이다.
ENC건설(대표 박찬성)은 다음달 양평동3가에 연면적 1만5500평,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인 ENC드림타워 착공에 들어간다. 이 아파트형 공장은 총 132개 업체를 수용하는 영등포 최대규모를 자랑하는데 내년 8월 완공되면 인접한 에이스테크노타워·우림 이비지센터-Ⅱ와 함께 양평동 아파트형 공장촌을 형성할 전망이다. 인근에 우림건설이 건설중인 우림 이비지센터-Ⅱ도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 건물은 5호선 양평역과 인접하고 경인고속도로·순환도로와의 교통연계성도 뛰어나 여의도지역 벤처업체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래동지역도 아파트형 공장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6월 에이스테크노타워가 문래동3가에 들어섰고 우원건설의 우리벤처타운2도 인접한 부지에 내년초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LG건설이 시공하는 센터플러스 인쇄출판센터가 문래동1가에 연말까지 들어서고 세아산업개발은 문래동 옛 남부지원 뒤편 부지에 세아벤처캐슬을 착공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형 공장의 메카인 구로지역과 영등포간의 분양가 차이가 줄고 있어 영등포로 이전하는 벤처기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가리봉동에 건설중인 우림라이온스밸리의 경우 평당 420만원에 분양중인데 영등포지역에 새로 들어설 아파트형 공장의 분양가격이 보통 420만∼44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영등포구청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영등포일대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하면서 아파트형 공장의 신규건설 신청이 계속 몰려들고 있다”면서 아파트형공장 밀집이 영등포의 낙후한 산업구조를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