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전자거래 관련법령은 관할부처간 경쟁으로 동일사안이 여러 법령에서 중첩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등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이 운영하는 법률제도 워킹그룹은 전자거래관련법령의 체계화 방안을 주제로 한 2002년도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현행 전자거래관련법령의 문제점으로 용어사용의 혼란 등 관련 법규범의 상충, 상이한 소관부처의 입법에 따른 정책이념의 통일성 결여, 부처마다 입법 및 각종 지원정책의 중복에 의한 행정력·국고의 낭비와 준수비용의 고액화 등을 지적했다. 또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현행 전자거래기본법을 근간으로 하는 전자거래통합법 제정의 필요성 및 그 기본구조를 제시했다.
제1부 ‘전자거래통합법 제정의 필요성과 입법의 기본방향’에서는 현행법제의 문제점과 통합법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통합 대상 법률의 선정원칙과 범위를 정했다. 제2부 ‘통합법의 기본구조’에서는 주요 이슈에 대한 문제점 분석과 개정법률시안 등 보완방안을 제시했다.
◇통합법의 필요성과 입법의 기본방향=현재는 법령을 관할하는 부처간 경쟁으로 동일사안이 수개의 법령에서 중첩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입법 주관 부서가 다르다보니 동일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상이한 용어를 사용하는 예가 흔하여 규정의 적용범위 및 전체적인 의미내용의 해석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전자문서’라는 용어는 전자거래기본법(이하 기본법)과 전자서명법에서는 전자적 방법에 의해 형성된 정보전달수단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동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통신판매를 정의함에 있어 전자거래기본법 상의 전자문서에 의한 판매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판매방법을 규정하면서 ‘전기통신기본법에 의한 전기통신설비의 사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하나는 정책이념의 통일성이 결여됐다는 점이다. 전자거래에 관한 입법의 소관부처가 상이하다보니 전자거래에 관련된 입법에 상이한 철학이 반영돼 법이념의 통일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전자거래 관련 규범이 각부처 마다 무질서하게 만들어져 여러 낭비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입법작업을 위한 국가행정 인력 및 예산이 중복 지원돼 국고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보고서는 여러 법에 산재해 있는 전자거래관련 규정들을 수렴함으로써 단일한 이념에 입각해 통일적인 규범체계를 정비하고 나아가 전자거래의 부문별 및 단계별 법률관계의 규율을 하나의 질서하에 조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차원에서 전자거래를 단일 법에 의해 관리, 지원하고 집행 역시 일관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전자거래에 임하는 당사자들이 재래식거래와 차별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법의 기본구조=먼저 통합법은 용어에 대한 다양한 개념정의가 존재하며 가장 바람직한 용어의 선정을 통한 용어통일이 필요하다. 보고서에서는 우선 전자문서의 경우 전자문서의 대체적 효력(전자문서의 종이문서 대체성)과 전자문서 진부의 다툼해결, 전자문서의 송수신 시기 등과 관련해 기본법과 관련법규 상의 중복규정을 정비하고 현행 기본법 규정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또 전자채권의 결제와 양도 부분과 관련해서는 전자채권을 관리하는 중앙관리기관을 설치하고 그의 인증을 확정일자로 보는 규정을 신설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전자서명의 방식과 효력부분은 각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전자서명 관련규정의 폐지 및 통합법에 의해 통일적으로 규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문정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