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재계 9위인 금호그룹이 정보시스템 개발·구축·운용 전문회사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재계 10위 이내 대기업 모두 시스템통합(SI) 자회사를 보유하게 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그동안 계열사의 IT 개발·구축 업무를 전담해온 아시아나항공 정보통신부문과 인터넷 항공예약 자회사인 아시아나트래블포탈을 합병, 지난 1일자로 ‘아시아나아이디티(IDT)’를 설립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도 타 그룹과 마찬가지로 시스템관리(SM)·SI 자회사를 통한 아웃소싱 체제로 본격 전환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정보통신부문 소속 360명과 아시아나트래블포탈 소속 36명으로 출범한 아시아나아이디티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아시아나항공 영업담당 부사장과 아시아나트래블포탈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낸 박근식씨(56·사진)가 선임됐다. 아시아나아이디티는 앞으로 금호그룹 관계사에 대한 정보시스템 기획·개발·구축·운용 업무를 비롯해 인터넷 항공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된다. 시스템 자산과 사무실은 양측이 각각 운영해온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타운과 서울 종로 서린동에 두기로 했다. 올해 사업실적은 480억원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나아이디티는 특히 1∼2년간 금호그룹 관계사에 대한 시스템 개발·관리에 집중하면서 사업역량을 갖춘 뒤 그룹 외 SI사업에 본격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주력 SI사업 분야는 물류와 여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아이디티 출범 기반이 된 아시아트래블포탈은 지난 91년 아시아나항공과 싱가포르의 컴퓨터예약시스템(CRS) 전문회사인 애바커스(ABACUS)가 합작설립한 회사로 인터넷 항공예약 서비스를 비롯, 여행전문 인터넷 포털, 여행대리점 CRS서비스, 항공권 자동발권, 여행 대리점 업무전산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금호그룹은 금호석유화학·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금호미쓰이화학·금호생명·금호종금 등 14개사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올해 매출 8조8000억원, 경상이익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아시아나아이디티의 출범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온 정보시스템 아웃소싱을 위한 외국계 IT서비스 업체와의 합작회사 설립은 보류될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94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정보통신부문을 통해 수행해온 그룹 IT업무를 분리, 외국계 IT업체와 공동으로 IT서비스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EDS·유니시스·텔러스인터내셔널·액센츄어 등과 합작방안과 조건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외국사의 투자여건 악화와 이번 아시아나아이디티 설립으로 사실상 이를 잠정 중단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