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모멘텀 찾아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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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이 역사적인 저평가 상태라는데 주가는 왜 오르지 못할까.’

 국내기업들의 현 주가 수준은 수익성에 비해 크게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단순히 저평가 논리만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며 주식시장의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선 향후 ‘성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주요 기업 71개사의 주가수익률(PER)은 5.6배로 지난 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표 참조

 지난 96년 21.8배를 넘기도 했던 주요 기업들의 PER는 지난 2000년 이후 10배를 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돈을 버는 규모에 비해 주가는 크게 저평가 상태라는 것이다.

 주가가 주당 순자산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올 1월에는 0.71배로 이전에 비해 매우 낮은 상태다. 기업들의 자산가치와 비교, 주가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국내 증시의 저평가’는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훈석 동원증권 연구원은 “90년대 국내 성장이 10%대였는 데 비해 현재 성장률은 5%에 그치고 있는 등 성장가능성에 대해 부여됐던 프리미엄이 많이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평가 상태라는 것은 주가가 하락하거나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면서 발생한다”며 “저PER는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지만 현 상황은 기업수익 회복에 대한 회의가 많은 시기라서 단순히 저평가를 논하며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과거 주가가 상승할 때는 어김없이 기업 수익과 함께 주가도 동반 상승해하며 PER도 높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운데 주가도 낮게 평가되고 있는 국면이다. 일부에서는 2000년 초반 IT에 대한 거품이 빠지면서 국내 증시의 저PER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이후 IT 경기회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IT를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과 성장이 담보될 때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저평가 문제도 해소될 것이란 판단이다. 정훈석 연구원은 “하반기 IT 중심의 경기회복이 구체화될 경우 주식시장의 저PER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밖에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기업들의 투명경영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 분위기 등도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의 필요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