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중장기 계획 다시 짠다

 통신장비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통신장비업체들이 수립했던 중장기 매출목표 및 사업계획이 줄줄이 백지화되거나 전면 수정되고 있다.

 통신장비 업체들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통신시장의 침체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사업다각화와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전략 등을 통해 오는 2005년 안에 많게는 1조원에서 적게는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사업계획을 잇따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통신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되고 해외시장 진출전략이 당초 계획과 달리 차질을 빚으면서 중장기 매출계획을 백지화하고 사업계획을 다시 짜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코어세스는 지난 2001년말, 2002년에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고 2004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해 세계적인 네트워크장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 ADSL시장 진출을 계기로 이같은 중장기 사업비전을 발표했던 코어세스는 지난해 당초 매출목표의 10%에 불과한 500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으며 올 매출목표는 1700억원으로 대폭 낮춰 잡아 사실상 중장기 사업목표를 접었다.

 에스넷시스템은 지난 2001년 11월 중장기 사업비전 선포를 통해 오는 2006년 매출 5000억원, 경상이익률 12%를 달성하겠으며 이를 위해 사업다각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지난 2001년 매출보다 20% 정도 줄어든 850억원으로 감소한데다 기업인수·합병 및 중국시장 진출을 통한 공격경영전략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중장기 사업계획의 전면재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시스콤도 지난 2001년 7월 하이닉스반도체로부터 분사하면서 2∼3년 안에 매출 2000억원 규모의 CDMA시스템 전문업체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사업비전을 발표했으나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부진한 사업실적을 거두면서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및 LG전자와의 경쟁구도에서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통신장비 전문업체로 자리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사업방향을 전면 재조정해 휴대폰 시장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콤텍시스템은 지난해 9월 창립 19주년을 맞아 2003년 매출 3000억원, 2005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했으나 최근 올해 매출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500억원 하향 조정한 2500억원으로 확정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