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몰 재도약할 수 있을까.’
삼성몰 총괄 대표에 은범수 상무가 새로 부임하면서 향후 사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광고 솔루션 오류로 삼성몰 브랜드에 타격을 받은 이후 ‘국내 1위 쇼핑몰’이라는 명성에 무색하게 날로 위상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주요 순위 사이트에서 노상 ‘톱3’를 유지하던 삼성몰은 지금은 1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최근 문제가 됐던 ‘반값 쇼핑몰’ 하프플라자보다 오히려 접속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몰 시대는 끝났다’는 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삼성몰의 도약 여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불과 3년전만 해도 삼성물산 입장에서 인터넷 쇼핑몰은 효자사업이었다. 미래성장성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삼성물산에 인터넷 쇼핑몰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충분한 ‘반사이익’을 가져다주는 분야였다. 실제로 지난 98년 조인스닷컴에서 쇼핑몰 사업을 인수해 삼성몰로 변신한 이후 99년과 2000년 2년간 삼성몰은 삼성물산의 주가를 떠받치는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로 바뀌었다. 매출면에서는 99년 720억원, 2000년 1800억원 그리고 지난해 3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영 성에 차지 않는 분위기다. ‘상사’보다는 ‘건설’ 위주로 커 버린 삼성물산 매출규모에 비춰 볼 때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30억원의 흑자까지 냈지만 100여명의 인력구조를 고려하면 투자대비 효과면에서 신통치 못하다는 게 삼성물산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은 지난해 쇼핑몰 사업의 존폐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효자’에서 ‘계륵’사업 수준으로 위상이 추락한 것이다.
삼성몰의 편중된 매출구조도 삼성몰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삼성몰은 삼성 임직원 구매에 따른 매출비중이 작게 잡아도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더라도 ‘삼성 패밀리’의 도움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최근 수수료 기준으로 회계기준이 바뀌고 물산 차원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미래성장성면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2년 넘게 삼성몰을 이끌었던 서강호 전임 상무가 자리를 옮기면서 필요해진 재정비 기간 등 사업공백도 예상되고 있다.
이래저래 새로 사업을 맡게 된 은범수 상무는 그만큼의 부담을 안고 출발하게 됐다. 다행히도 은 상무는 전략기획팀 시절부터 삼성몰을 후방에서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은범수 체제’로 새출발하는 삼성몰이 과연 안팎의 무성한 루머를 말끔히 씻어내고 국내 대표쇼핑몰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표/ 삼성몰 매출추이 (단위:억원)
연도 매출(순익)
99 720
2000 1800
2001 2600
2002 3000(30)
2003(예상) 40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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