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파워리더]LG투자증권 강현철 수석연구원

 “단기적으로 주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주가가 많이 내리기는 했지만 바닥을 찍었을 때 나타났던 바닥권 신호들은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수석연구원(34)는 논리정연한 언변과 자기 시각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갖춰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투자전략가다. 지난 연말연시 많은 전문가가 올해안 1000 돌파를 주장하던 시기에도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약세장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분석력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강현철 연구원은 “바닥의 출현은 급락을 통해 나타나는데 아직은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기”라며 “해외시장의 불안에다 내수침체까지 겹쳐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주부터 외국인이 삼성전자·SK텔레콤 등 대형 블루칩에 외국인 로스컷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기관들의 로스컷 물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본격 상승장의 출현은 국내기관의 2차 로스컷이 마무리될 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현재로선 하반기 주가 전망이나 경기 예측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적어도 1분기가 지난후 여러 지표를 확인한 후에나 하반기 전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가정을 통한 전망이나 추측’은 오류가 많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경기와 주식시장을 보는 잣대로는 ‘현금’과 ‘소비’, 두가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값 상승 등 현금성 자산에 대한 선호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뜻이며 소비위축은 기업수익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현철 연구원은 고려경제연구소와 SK증권을 거쳐 현재 LG투자증권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보통 지명도가 높은 전략가들과는 달리 야근을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는 “오늘 시장을 보고 내일 증시를 예측하는 단순한 전망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큰 줄기를 정해놓고 여기에 맞는 근거와 정보를 수집하는 일은 모두 근무시간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열풍을 지나 광풍으로 표현되는 로또복권에 대해 질문해봤다. 강현철 수석연구원은 “당첨된다면 좋겠지만 기회비용과 확률을 고려할 때 로또는 투자매력도가 매우 낮은 상품이다”며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라서 자신의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채 주식을 사거나 어설픈 전망을 내놓는 것 등은 모두 자제돼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