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텔레콤·KT·LG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의 주가 급락이 증시를 더 깊은 수렁에 몰아넣고 있다.
이들 증시 대표 IT종목들은 대부분 시장 하락률을 크게 웃도는 낙폭을 보이며 지수 폭락을 주도했다. 시가총액이나 거래량에서 대형주들의 주가 행보가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 이들의 동반 하락세는 증시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7일 시가총액 1위업체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18%나 떨어진 27만4000원에 마감,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넉달만에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D램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이라크전쟁, 지정학적 위기, IT경기 회복 지연 등의 악조건 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연일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16만원선에 턱걸이했다. 전날보다 5.87%나 내린 16만500원에 마감, 전날과 같이 1년9개월만에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특히 이날 SK텔레콤은 외국인들의 실망매도가 집중되면서 하루동안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전날에 비해 무려 13배나 급증했다.
한동안 최고의 외국인 우호주로 평가받던 KT도 최근 외국인 매도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매도 공세에 휩쓸리면서 KT는 전날보다 3.48% 떨어진 4만4400원에 장을 마쳤다. KT의 주가가 4만4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7일 이후 6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밖에 LG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도 대부분 2∼5%의 낙폭을 보이며 시장 하락률을 앞질렀다.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팀장은 “최근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유독 하락압박이 강해지고 있는 것은 수급상의 문제가 큰 것 같다”며 “특히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세에 따른 수급 악화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