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유비쿼터스 기술개발 전략

◆이근호 R&BD 대표 컨설턴트 geunholee@korea.com 

  

 최근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 급부상하고 있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유비쿼터스는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한다는 뜻이며 물이나 공기처럼 우리 주변환경에 내재되어 모든 사물 및 사람이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새로운 공간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정보시스템의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IT개념은 새로운 경제적 수요를 창출, 제2의 IT부흥을 이끌어 낼 뿐만 아니라 정치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유비쿼터스 혁명이라는 새로운 문명의 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관심을 대변하듯 최근 언론에서도 유비쿼터스 또는 포스트PC라는 용어가 자주 지면의 첫장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비쿼터스 개발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미국과 일본의 기술개발전략을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은 탄탄한 기초과학에 IT를 접목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유비쿼터스 기술을 주도하는 추진체는 MIT·캘리포니아주립대학·조지아텍 등 대학의 연구센터와 마이크로소프트·IBM 등 IT R&D 기반이 확고하고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기업의 연구센터들이다. 이는 기초과학 기반이 확고하고 현재까지 IT비즈니스를 선도하던 미국에 맞는 기술개발전략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기술개발전략은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 의해 기획, 조정되고 있다.

 최근 전자신문사는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시장창조’라는 보고서를 책으로 출간했다. 이 보고서는 현 IT산업의 정체는 지금까지 IT산업을 이끌던 미국식 효율화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고 프로덕트 혁신에 의한 유비쿼터스 시장 창출이 차세대 IT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카무라 겐 교수는 그의 저서 ‘차세대 IT혁명과 아시아적 발전모델’에서 부품 차원에서 시스템 차원으로 옮겨가는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하며 정확한 기술예측을 근거로 기술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총무성 산하에 유비쿼터스 전담 연구회를 두고 기술개발을 기획·조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상호간에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통점은 각자가 강점을 지닌 분야에 IT 신개념을 접목하려는 기술개발전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유비쿼터스의 기술개발전략 방향은 무엇이 돼야 하겠는가. 분명한 것은 미국도 일본의 경우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모바일폰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고 메모리반도체와 모바일폰은 세계 제 1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쓰이는 기술은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기술의 이노베이터가 반드시 시장의 최종 리더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기술개발전략의 방향에 대한 힌트가 있지 않을까. 우리도 유비쿼터스 IT를 주도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즉 문화적 요소의 접목이다. 여기에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합해야 하고 표준화 전략도 동시에 수립돼야 한다.

 유비쿼터스 기술개발에 앞서 좀 더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기술개발전략 기획 수행단계의 항목을 하나하나 점검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산업을 좌우할 분야의 기술개발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하며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