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대만산 콤팩트디스크 기록장치(CD-R)에 대해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이후 대산산 제품의 원산지를 속여 수입하는 ‘원산지 세탁’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10일 대만산 CD-R(직경 12㎝ 이상)를 중국이나 홍콩산 등으로 속여 수입하면서 관세를 포탈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H사와 D사 등 12개 업체를 적발해 업체 관계자 4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대만의 수출업체와 짜고 홍콩이나 중국·싱가포르산인 것처럼 원산지 증명서와 선하증권 등 관련서류를 조작한 뒤 제3국에서 선적하는 등 속칭 ‘원산지 세탁’을 통해 국내에 불법반입하면서 관세를 포탈한 혐의다.
세관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들 업체가 이 같은 방법으로 총 2883만4000여개의 CD-R(시가 107억2000여만원)를 수입하면서 관세 26억9800여만원을 포탈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이들 업체 외에도 이 같은 방법으로 대만산 CD-R를 변칙수입한 업체가 있는지에 대해 서울세관 등과 협조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50여개에 달하는 대만의 CD-R 제조업체들은 현재 전세계 공급물량의 약 80%를 점유,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나 2000년 이후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에 대량으로 덤핑수출을 하고 있어 지난해 4월부터 고율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