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대표의 전격 해임 및 신임 류한웅 대표 선임과 관련해 김근 전 사장과 한컴 노조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법적 대응 및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한컴 내부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컴은 10일 오전 류한웅 신임 대표와 주요 임원진이 이번 해임 및 신임 대표 취임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나 사원 대부분이 행사 참석을 거부하고 별도 회의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경영진과 사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컴 노조 및 직원은 성명서를 통해 “이사회 해임 결정 직후 김근 대표의 노트북을 압수하고 회사내 그룹웨어를 고의로 다운시킨 행위 등은 이번 조치가 정당하지 못한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사회 절차상 적법성이 입증될 때까지 김근 대표를 한컴 대표로 인정하는 동시에 최승돈 CTO, 김진 CFO 등 경영진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날 것”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김근 대표도 성명서를 내고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중요사안을 다루기 위해 정해진 한컴 회사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어긋나는 절차를 밟았다”며 “법에 의한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대표이사의 임무를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부의 반발에 대해 신임 대표 및 경영진은 이번 결정이 회사를 위한 조치였다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10일 긴급 인터뷰를 가진 류한웅 신임 대표는 김근 대표의 해임 배경에 대해 “당초 김근 사장을 임명할 때 조직 안정화를 통한 사기고양과 내외부적으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두 가지 모두 성과가 없었다”며 “김근 사장이 솔선수범해 최선을 다해 한컴을 이끌었다고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절차의 적법성 논란에 대해서도 류 대표는 “김근 사장의 대표이사로서의 모든 결정은 현재까지 이번 이사회와 동일한 절차로 이루어져 온 것”이라며 “경영진 내부의 불화설 역시 김근 사장이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한컴 직원들이 지적하고 있는 한컴 대표이사로서의 자질문제와 관련해 류 대표는 “김근 대표 해임과 본인의 취임 문제는 반드시 분리해달라”며 “언어소통이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지난 2년간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한컴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면밀히 파악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류 대표의 입장에 대해 한컴 민경자 노조위원장은 “신임 대표의 취임을 인정할 수 없는 만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