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를 상대로 홈페이지·쇼핑몰 개발 일을 할 때의 경험이다. 유통 및 제조 무역분야의 건실한 오프라인업체들을 상대로 쇼핑몰 구축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컨설팅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쇼핑몰 구축과 관련한 개발업무는 전문분야가 아니라 아웃소싱을 통한 외주를 활용했다. 그때 손을 잡은 업체들은 서울의 소위 비싼 동네에서 사무실을 번듯하게 가진 업체들이 아니었다.
부산이나 지방 도시의 업체들도 있고,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회사도 있었다. 그들도 본연의 업무가 웹디자인이나 프로그램 개발이 전문이지 감히 오프라인업체를 상대로 e비지니스 컨설팅을 함부로 논할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겸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과 손을 잡고 일을 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웹개발업체들은 개발회사지 법률회사도, 마케팅전문회사도, 유통전문회사도 아니다. 이 모든 것에 다 능통한 독자적인 만능회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쇼핑몰 구축업체들이나 홈페이지 제작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전통 오프라인산업을 주도한 산업사회의 대선배들을 상대로 그들의 e비즈니스를 책임지겠다는 목표로 관련 업무 간판을 달고 영업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웹에이전시는 글자 그대로 그냥 웹개발회사 수준이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회사 홈페이지는 오프라인에 버금가는 또다른 신경제의 목적이다.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웹개발회사들은 본연의 개발과 제작업무에 충실해야 하며 오프라인산업과 온라인 비즈니스 구축업무의 중간에서 자문 역할을 할 마케팅에 능통한 컨설팅업체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앞으로 초고속 및 IMT2000산업과 관련한 인터넷산업이 더욱 발전을 거듭하게 되면 IT인력이 태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더 부족한 인력이 또 있다. 오프라인 전통산업과 IT 관련 산업의 중간에서 교두보 역할을 할 마케팅 인력이다.
아무리 디지털영상시대가 오고 첨단 쇼핑몰이 구성되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하이터치가 기본이다. 마우스 클릭으로는 초면에 인간관계를 따뜻하고 돈독하게 할 수 없다. 첨단 통신시대, 인터넷시대, 디지털시대가 오더라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깊이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디지털의 시각에서 오프라인산업을 온라인화할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출발점에서 디지털화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뿌리를 모른 채 과일만 억지로 매달려고 하는 꼴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박승우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