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표기업들이 발표한 올해 실적전망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예상치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대체적으로 기업들은 전망치보다는 목표치를 제시하는 경향이 많아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향후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로 애널리스트보다 오히려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애널리스트와 회사간 편차가 큰 기업은 IT하드웨어 등 성장 업종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았고 통신서비스 등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기업은 양자간 시각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서비스는 비슷=SK텔레콤, KT, KTF 등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모두 올해 매출은 예상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익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KT는 영업이익을, KTF는 순이익 전망치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이 예상하는 올해 매출은 9조5000억원이고 현재까지 제시된 애널리스트 예상치 평균은 9조4250억원으로 회사측 예상치가 다소 높았다. 애널리스트들은 평균적으로 영업이익은 2조7394억원, 순이익은 1조638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KT의 경우 회사측은 12조원, 애널리스트는 평균 11조9398억원의 올해 매출을 예상해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회사측 예상치가 다소 높았다. 영업이익은 회사측은 2조1600억원 이상, 애널리스트는 평균 2조427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F의 경우 매출은 회사측 예상치가 애널리스트보다 5000억원 정도 많고 순이익은 애널리스트 예상치가 회사측보다 500억원 정도 많아 대조를 이뤘다.
◇IT하드웨어는 차이 보여=IT하드웨어 대표종목인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등은 모두 올해 매출 추정치만을 제시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의 시각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올해 환율, IT경기, 수요 전망의 차이로 애널리스트간에도 실적 전망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41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애널리스트는 평균 45조5908억원을 예상해 오히려 애널리스트가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과 관련해선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8조2199억원, 순이익은 7조7574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회사측 매출 예상치(6조7200억원)가 애널리스트(평균 4조8602억원)보다 월등히 높았으며 LG전자는 회사측 매출 예상치(18조원)가 애널리스트(평균 18조6961억원)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었다.
◇애널리스트 전망치 하향 움직임=문제는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회사와의 실적전망 차이가 나는 기업뿐 아니라 별 차이가 없는 기업까지 매출이나 이익부문 추정을 하향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올해 경기전망이 당초보다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해의 실적 전망은 분기를 거듭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정돼 연초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작년 실적과 올 한해 분위기를 파악한 후 나온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회사측 실적 전망치가 애널리스트 추정치보다 높은 것을 당연시해 왔지만 지금은 기업들도 향후 실망감을 줄이기 위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 애널리스트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는 기업은 투자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증시 대표기업 2003년 예상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