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감사원의 ‘전자정부 구현사업 추진실태’ 감사는 △전자정부 11대 핵심사업 △전자정부 관련 정보화사업 △국가장보화사업 추진체계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실시됐다.
특히 이번 감사는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기 이전에 착수돼 실제 가동되는 시스템 없이 설계도나 사업계획서만으로 감사를 실시하는 사전예방감사 형태로 진행됐으며 감사원은 감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IT감사 자문위원회’를 통해 자문을 실시하는 등 감사결과처리에 만전을 기했다.
◇전자정부 11대 핵심사업=유사한 기능의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하거나 잘못된 설계방법을 적용해 사업비가 중복투자되고 시스템 활용도가 저하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실제 업무수행에 필요한 기능이 누락된 채 시스템이 개발되는 점도 시스템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민원서비스 혁신시스템 구축사업(G4C)’은 민원처리 대상업무와 공동이용 대상 정보를 사전에 확정하지 않고 관련제도 역시 정비하지 않은 채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사업비 낭비가 우려되고 시스템 활용에 혼선이 예상됐다. 또한 감사원은 행정자치부가 총 1916억원을 투입한 ‘시·군·구 행정종합정보화사업’도 주민행정, 토지지적, 주민등록, 차량 등 정보시스템간 연계가 되지 않아 관련자료의 변동사항이 실시간으로 전혀 제공되지 못해 민원인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재정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의 경우 시스템 사용자를 회계직 공무원에 한정해 개발함으로써 지출원인행위시점에서는 예산가용액을 파악할 수 없고 구매·계약 요청과 발주, 계약변경 등에 관한 기능도 없어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기 곤란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아울러 △전자정부 사업주체가 전자서명은 정보통신부, 전자관인은 행자부로 이원화돼 중복투자가 예상되는 데다 대법원마저 별도의 인증센터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136억여원의 추가 예산낭비가 예상되며 △행자부와 대법원이 추진중인 민원서류 무인발급기 제조회사가 같은 회사인데도 기능이 떨어지는 대법원측 발급기가 행자부 발급기보다 대당 588여만원 더 비싸게 도입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G4C시스템의 지원 대상 업무를 조속히 확정하는 한편 G4C와 인터넷 민원서비스 기능을 연계·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특히 재정정보시스템에 관해서는 계약변경, 전자결재 연동 등 누락된 기능을 포함해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방안을 수립할 것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국가정보화사업 추진=원칙없는 정보화촉진기본계획 수립과 불합리한 정보화사업 추진체계가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현행 5년 단위의 정보화기본계획 작성방법으로는 사후 평가결과와 급속한 정보화 여건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우므로 기본계획 작성주기 및 방법의 변경이 필요할 것으로 제안됐다. 특히 제3차 정보화기본계획(2002∼2006년)의 경우 2002년도 계획에 반영돼야 할 157개 중점과제 중 103개(66%)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가정보화사업을 총괄하는 정보화추진위원회의 운영과정에서도 지원기관을 또다시 위원회 형태로 만들어 위원장은 국무조정실장, 간사는 정통부 1급 공무원 등 소속기관을 서로 다르게 지정함으로써 총괄·조정기능을 떨어뜨리고 정보화 심의 역시 서면심의만을 실시하는 등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아울러 정보화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의 전문성 결여와 인원부족으로 인해 부실한 시스템 구축이 예상되고 시스템운영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정보화추진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는 국가정보화사업 추진 전담기관 또는 조직을 두어 국가정보화정책 수립과 사업계획의 조정, 사업결과를 평가하도록 하는 등 정보화추진위원회의 운영 내실화와 효율적인 정보화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한편 감사원의 이번 전자정부 감사결과는 최근에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자정부정책간담회에서 공개돼 기관간 협력미비와 활용도 저하 등 기존 전자정부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참석자간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특히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전자정부 구축사업은 지난해가 사실상 첫걸음”이라며 “정보화 추진체계의 재정비, 행정개혁을 위한 전자정부 도입, 정보공유의 범위 및 활용도 제고 등이 숙제”라고 지적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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