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정보레일 타고 철마는 달린다

 바야흐로 내년부터 ‘철도 르네상스 시대’가 활짝 열린다.

 한반도의 중심을 가르는 시속 300㎞의 고속철도가 내년 4월부터 본격 운영되기 때문이다.

 올 연말 서울―대전 고속철도 상업 운전에 이어 내년부터는 서울―부산, 서울―목포에 이르는 경부선과 호남선 전 구간에 걸쳐 고속철도가 개통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일본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도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철도 선진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꿈의 철도’로 불리는 고속철도 시대가 개막되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 속에 편입돼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과 함께 인구 분산이 자연스럽게 유도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 시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철도청은 최근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고속철도의 중추 신경격인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막바지 작업에 여념이 없다. 현대 첨단기술의 집합체로 불리는 고속철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핵심 시스템인 통합정보시스템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은 예측된 수요를 바탕으로 열차 운행 및 차량 운용 계획에서부터 승차권 예약 및 판매, 사후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철도청의 핵심 프로세스를 지원하게 된다.

 ◇시스템 구축 현황=지난 2001년 1월부터 시스템 구축 사업이 본격화됐다. 총 1048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행된 이 사업은 1월말 현재 전체 공정률이 74.6%로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스템 구축을 위해 프랑스 SNCF, 일본 JR, 미국 유니시스 등 해외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선 과제를 선정하고 프로젝트 위험 요소 등을 파악, 업무 구체화 작업을 진행했다.

 철도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철도 운송업무를 수요 예측에서부터 계획 작성, 열차 설정, 판매, 운행, 사후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순환 프로세스를 갖춘 철저한 한국형 모델로 설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철도청은 지난해까지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마치고 현재 시스템간 연계 및 통합검증 등 통합시험을 진행중에 있으며 오는 6∼8월 시범 운영에 이어 9월 사용자 시험을 거쳐 10월부터는 운영 시스템으로 전환, 실제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전문 감리업체인 한국전산감리원과 장기 감리계약을 체결, 단계마다 감리를 진행중에 있으며 영국·일본 등 해외 전문가로부터 컨설팅 형식의 감리도 받고 있다.

 철도청은 이에 앞서 통합 정보시스템의 운영에 대비해 1년 전부터 시스템 운영 전산 요원 50명을 추가로 확보,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철도청 통합정보추진단에서 용역사 개발 요원들과 함께 응용 프로그램 인수를 위한 기능 분석과 기술이전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테스트가 완료되는 대로 시스템을 인수, 직접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스템 주요 기능=시스템 구축은 업무 중요도와 우선 순위에 따라 2단계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1단계로는 고속철도 운영에 필수적인 예약 발매 및 운행관리 등 9개 시스템이, 2단계로는 고객 정보활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상품판매관리 및 수송능력 조정 등의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주요 분야별 시스템과 기능을 살펴보면 영업 분야에는 고속열차와 기존 열차의 승차권 예약·발매 및 각종 열차에 대한 정보조회, 항공 호텔, 렌터카, 여행상품 등과 연계 예약을 지원하기 위한 승차권 예약발매시스템이 구축된다.

 또 역창구 및 대매소에서 발생되는 각종 수입금 관리를 위한 영업관리시스템과 고객 서비스 제고를 위한 고객관리 시스템 등이 지원된다.

 철도청 각종 상품의 인터넷 홍보와 판매 채널을 통해 관리하기 위한 여행상품 포털 사이트와 종합여행 상품을 맞춤 형태로 판매하기 위한 상품판매관리시스템도 영업 분야의 주요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운행 분야에서는 항공 및 육로수송 등 교통시장정보와 건설교통부·통계청 등 유관기관의 통계정보, 고객정보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수송 계획 시스템이 구축된다.

 또 수송 계획 시스템에서 작성된 수송 계획과 연계해 고속철도와 기존 철도에 대해 열차 운행 계획을 작성하고 관리하기 위한 차량 운용 계획 시스템, 승무원 운용 계획시스템 등이 지원된다.

 이와 함께 열차 운행 계획 및 차량 운용계획 등의 계획 대비 실적 정보관리와 열차 운행 상황의 실시간 정보 제공 등을 위한 운행 관리시스템과 기존 16개 차량 사무소 및 3개 차량 정비창, 고양 차량기지 등의 검수정보시스템을 통합 관리하기 위한 통합검수정보시스템도 마련된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자동개집표기 및 자동발매기, 무선이동단말기 등의 역무자동화시스템 외에 전국 5개 통신 거점 지역과 520개 역 단위를 구성하는 원거리 및 근거리 종합데이터통신망이 구축돼 고속철도 운행을 돕게 된다.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따른 효과=향후 고속철도 개통시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고속철도와 기존 철도의 다양한 시스템들이 통합·운영됨으로써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철도청은 고속철도 운행구간인 경부선 서울―부산 45%인 187.7㎞와 호남선 대전―목포 25.26㎞가 기존선을 이용함에 따라 통합정보시스템의 모든 기능도 기존 철도와 상호 연계되도록 설계하는데 주력했다.

 철도청은 향후 우리의 철도가 북한, 중국, 시베리아 설원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시 통합정보시스템이 동북아 경제의 중심축인 허브 코리아 건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현목 정보기획과장은 “지난달 순수 국내 첨단기술에 의한 역무자동화 설비 시제품 제작을 완료한 데 이어 4월에는 대고객 시연회를 개최해 사용자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우리나라는 21세기 철도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도약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스템 발전 방안=고속철도 개통 이후에 대비해 철도 중장기 정보전략 계획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통합정보시스템을 축으로 여객 및 화물, 재무, 안전, 행정 관련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전략적 기업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또 e비즈를 기반으로 운송업체와 화주간 실시간 커뮤니티 공간 제공 및 차량 알선, 중계서비스 등을 지원하기 위한 원스톱 방식의 종합물류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도 철도 물품의 수급 계획에서부터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조달 관련 온오프라인 전 과정을 전자화하기 위한 G2B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시스템구축 참여 업체

철도청의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는 국내 최대 IT업체인 LGCNS가 주관 사업자로, KCC, LG히다찌, 삼성SDS 등 민간 용역업체 3개사가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LGCNS는 기존 대법원 부동산등기부시스템 및 특허청 특허정보시스템 등 정부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철도 시설관리 시스템 개발, 정보화 전략 계획 수립 등 철도 업무 전반에 걸쳐 축적된 노하우를 쏟아붓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예약 발매 및 마케팅, 수송계획, 수익관리, 수송능력조정, 경영정보, 고객관계관리, 기반 기술 분야 등의 개발과 함께 사업 관리 및 품질 보증 등 사업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KCC정보통신은 지난 80년대부터 철도 승차권발매시스템 개발 및 유지 보수 등 20여년간 철도 여객 분야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영업 관리와 승차권 발매관리 분야의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LG히다찌의 경우 일본철도(JR)열차 운행관리시스템인 코스모스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 사업에서도 열차 운행 및 차량 운용, 승무원 관리, 운행 관리 등 운행 관리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96년 철도운영정보시스템(KROIS) 개발업체인 삼성SDS가 통합 검수 시스템 및 지하철·수도권 전철 역무자동화 설비 국산화에 성공한 계열사 전문 요원을 투입, 고속철도 역무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