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50)KAIST 대사·생물분자공학연구실

 ‘10년 내 첨단 BIT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질병치료법 개발을 우리 손으로 일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사 및 생물분자공학 국가지정연구실(책임자 이상엽 교수)은 DNA칩이나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 등의 연구를 통해 생물 유전자를 단순한 개체가 아닌 시스템적으로 집대성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 연구실은 대사공학을 통해 미생물을 효율적인 ‘화학공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반 기술을 연구, 인간의 질병 치료에 유용한 새로운 응용기술을 창출하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대사공학 연구는 수학과 화학공학에서 적용되는 시스템 분석기술과 생물학에서 말하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을 이용, 생물체의 대사회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하나 하나를 연구하기보다 총체적인 정보를 동시에 바라보면서도 각각의 동작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대사산물의 생산에 적용한다면 인간의 유전질병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미생물을 하나의 화학공장에 비유할 경우 기기 각각의 기능을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생산되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응용이 손쉬울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이 연구실은 대장균과 바실러스균(고초균), 곰팡이류, 한우의 반추위에서 분리해낸 토산균주(맨하이미아균) 등의 대사회로를 규명하고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한 대장균의 전체 생리적인 변화를 시스템 수준으로 분석해낸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생명공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테크놀로지&바이오엔지니어링’의 투고논문 중 가장 우수하고 신속히 발표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특별히 채택되는 액셀러레이티드 퍼블리케이션(Accelerated Publication)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는 대장균을 고농도로 배양할 때 일어나는 생리적인 변화를 DNA칩과 단백질체 분석을 통해 세포 전체 수준에서 총체적으로 밝혀 BT와 IT를 융합한 생물정보학 분석기법의 유용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정밀화학물질 생산분야에서는 미생물에 의해 생산된 생분해성 고분자로부터 광학적으로 순수한 물과 화학적·생물학적 변환을 통한 의약품·향료 등의 고부가지치 물질을 생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자동제어시스템을 이용한 DNA칩 제작장치를 만들어 대장균을 대상으로 한 발현의 정량적 분석과 유전병인 윌슨병 진단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또 DNA칩에서 얻어진 대용량의 정보를 이용해 생물 전반의 정보를 분석·해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연구실 책임자인 이상엽 교수는 “게놈이라는 낱개의 개체 연구가 아니라 총체적인 정보를 동시에 시스템적으로 분석하면 미생물·이온항생제·정밀화학·고분자 단백질 등을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년 내 대사 관련 질환인 유전병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스템스바이올로지’라는 말도 일본에서 만든 말로 ‘시스템스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