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전년보다 크게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는 정보기술(IT)기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영업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들 실적호전을 밝힌 기업들은 불확실한 장세에서 투자대상 1순위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서 기업들의 성장성보다는 현재 확인된 수익성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11일 현재 지난해 실적을 공정공시한 12월 결산 코스닥 기업은 총 113개사다. 연간실적 제출시한은 3월말까지로 미리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은 그만큼 지난해 실적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이 사상 최저치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 주가강세를 보이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주와 LG마이크론, 아이디스 등은 모두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공시한 기업들이다. 이밖에 다산네트웍스와 DM테크놀로지, 에스디 등 지난해 실적이 좋아진 중소형주들도 최근 증시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정수 굿모닝신한증권 수석 연구원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고 대형 우량주들의 지지력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는 실적주가 가장 강력한 투자 대안”이라며 “실적발표 기업 가운데 우량 중소형주를 발굴하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11일 현재 실적을 공개한 기업 113개사 가운데 지난해 매출이 지난 2001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기업은 총 11개사다. 표참조
삼보정보통신은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110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 대비 300%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그밖에 다산네트웍스와 모닷텔, DM테크놀로지도 200%가 넘는 매출액 증가율을 나타냈다. 디스플레이테크와 태산엘시디·자티전자 등 중견 IT하드웨어 제조업체들도 매출액이 크게 개선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에서는 손익분기를 넘어 본격적 수익확대에 들어간 다음이 5800%의 증가율로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링크웨어와 태산엘시디·에스티아이 등도 모두 전년보다 2배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디지아이·피코소프트·코디콤·유일전자 등 최근 증시에서 많이 회자되는 기업들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발표됐다. 옥션과 씨앤텔은 영업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을 밝힌 기업들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에는 일제히 동의하고 있다. 다만 실적을 공개하며 매출액만을 밝히거나 영업이익이나 경상이익 등 일부 지표만을 밝힌 경우는 유가증권 투자손실이나 특별손익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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