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출판 및 인쇄진흥법’ 발효를 앞두고, 출판 관련단체들이 입법취지와 목적에 합당한 시행령을 제정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문화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도서정가제와 관련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문화부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점측의 요구를 들어 주는 것은 현상태에서 법률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타당하지도 않다며, 현재 법률이 규정하는 범위에서 시행령을 제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법률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은 차후 법률이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대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점측이 요구한 시행일 이전 발행 도서에 대한 경과 규정 삽입요구와 관련해서 문화부는 도서판매량의 80% 이상이 1년 이내 도서이고, 법적으로도 임의로 시행일을 연기하는 결과가 되는 만큼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서점의 할인 유형에 마일리지·경품류·배송료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법률의 위임범위를 넘기 때문에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관련한 사항은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와 공정위의 ‘경품류 제공에 관한 고시’에 의거 조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가했다.
발행일을 인쇄일로 명시해 달라는 요구 역시 ‘매판’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점측 요구대로라면, 일주일 단위로 새로운 ‘쇄(刷)’가 나오는 베스트셀러의 경우 법률규정을 형해화, 희화화하는 기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부는 이런 입장을 토대로 오는 18일 시행령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시대 변화의 흐름을 무시한 채 무한대적인 보호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는 문화부의 강경한 입장에 맞서 서점들은 거리시위와 함께 휴업까지 벌이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서점업계도 법률가 소견서를 받아 문화부에 다시 제출하는 한편 오는 14일 임원진회의를 개최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져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공방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