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매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엔씨소프트는 13일 지난해 전년대비 24% 증가한 총 15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16% 늘어난 1800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웠다고 발표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고성장의 단계를 넘어 안정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출액이 10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성장 한계점에 달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99년 전년대비 785%라는 경이적인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2000년에도 627%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01년에는 다소 줄기는 했지만 전년대비 11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24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성장률이 24%에 그쳤을 뿐 아니라 매출액 증가분도 300억원 정도로 전년대비 600억원 이상이 늘어난 2001년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는 단순히 매출규모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떨어지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매출액 자체의 증가폭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데 반해 이처럼 엔씨소프트의 매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은 경쟁력을 갖춘 3D 온라인게임이 대거 출시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게임업체들이 온라인게임시장에 뛰어들면서 신규 유저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그동안 ‘리니지’로 온라인게임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한 엔씨소프트의 입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아직 리니지 이외의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예견됐다”며 “이미 리니지와 경쟁을 벌이는 온라인게임들이 자리잡아가고 있어 예전과 같은 높은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에 달했으며 경상이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568억원과 771억원이었다. 올해는 내달 중순부터 MMORPG 기반 대전게임인 ‘리니지 토너먼트’를 시작하고 여름에 새로운 리니지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등 주력상품인 리니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연내에 ‘리니지2’도 상용화하고 중국진출도 본격화해 매출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