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몇 증권사의 공인인증서 발급과정에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사이버 증권거래에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기로 한 당초 계획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3일 증권사 및 공인인증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전산이 각 증권사를 통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고 있으나 일부 증권사의 인증서 발급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H증권사의 경우 지난 10일 오전 고객들이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HTS에 접속 시도했으나 시스템 이상으로 인증서를 발급받지 못하자 H증권사에 불만이 쏟아졌다. 이 회사에 걸려오는 공인인증서 관련 불만전화가 하루에 100여건이 넘는다.
M증권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순부터 고객들에게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기 시작해 현재 전체 고객의 80% 정도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인인증서로 HTS에 로그인할 때 에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M증권사 관계자는 “인증서를 발급받다가 시스템 이상으로 중지했을 경우 나중에 다시 접속하면 이미 발급받은 것으로 처리돼 있을 정도로 공인인증서 발급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며 “이는 과다한 접속이 문제가 아니라 증권전산의 공인인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증권전산은 일시적으로 공인인증서 발급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증권전산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발급요청이 한꺼번에 과다하게 들어올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증권사별로 일정을 잡아 발급시기를 분산하려 했으나 증권사들이 임의대로 공인인증서 발급시기를 정하는 바람에 특정시간대에 트래픽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H증권의 발급지연건도 바로 과다한 트래픽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증권사들과 인증솔루션 업체들은 과부하 때문이 아니고 증권전산 내부 시스템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강제화된 것도 아닌데 트래픽이 폭증해봤자 얼마나 되냐”며 “증권전산이 자체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증권사를 통한 공인인증서 발급업무가 일부에서 차질을 빚자 증권업계에서는 강제적용 시점을 3월로 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달 안으로 증권전산과 증권사들이 공인인증서비스를 안정화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