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3년만에 53분의1 토막

 데이콤이 6거래일째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역사적인 저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3일 데이콤은 전날보다 0.44% 떨어진 1만1400원에 마감, 전날 장중 기록했던 52주 신저가 1만1250원에 바짝 다가섰다.

 주가 1만1400원(종가기준)은 데이콤 주식이 지난 93년 1월 30일 상장된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이다. 통신주 최악의 상황이었던 지난 2001년 9·11테러 직후 1만7000원선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날 종가 1만1400원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였다.

 이로써 데이콤 주가는 지난 99년 12월 27일 60만1000원에서 만 3년만에 5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고 만 것이다.

 ◇파워콤 인수 시너지 부재가 가장 큰 원인=데이콤은 지난 7일 5년만에 흑자전환했다고 발표했지만 발표 당일도 주가는 오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데이콤이 사상 최저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를 ‘미래 비전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말 천신만고 끝에 파워콤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향후 활용가치가 불확실하다는 게 통신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데이콤측이 파워콤망 활용방안에 대한 비전 제시에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파워콤 인수가 실제 향후 사업에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줄 것인가가 불확실한 가운데 현재도 버거운 순부채비율이 올해 작년대비 1.3배 가량, 내년에는 올해보다 1.5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무선망 개방, KT와의 경쟁도 부정적 전망=데이콤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유무선망 개방 일정이 여전히 현실화되지 않는 것도 데이콤으로서는 부담요인이다. 지배사업자인 KT가 유무선망 개방 이전에 보편적 손실의 완전 현실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정통부로서도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와 함께 파워콤망을 활용해 데이콤이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 초고속인터넷 시장 또한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KT가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VDSL로의 기술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데이콤이 시장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러한 시장여건을 고려할 때 데이콤이 추진중인 두루넷 인수 방안도 실제 경쟁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결국 인수비용 부담만 더 커질 것이라는 부정론이 우세하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파워콤망에 대한 효과적인 활용계획과 향후 통신사업 전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 한 향후 주가전망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