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PC유통업체들 가격질서 회복 나선다

 용산 PC 부품 유통업체들이 출혈경쟁이 거듭되고 있는 유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동종업체간 연합회 구성에 나서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PU, 메모리 등을 유통하는 150여개 업체는 최근 용산컴퓨터전자부품협회(회장 김이갑)를 설립했으며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을 유통하는 주요 총판 30여곳도 MV사랑(회장 이용길)을 구성하고 유통질서 회복을 위해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무자료거래 등의 불법행위를 통해 가격비교 사이트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비정상적 가격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며 유통 질서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종업체간 연합회를 통해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비정상적 거래로 시장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업체들에 공동 대응해 시장 질서를 회복해 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용산전자부품협회는 CPU, 메모리 등의 IC칩을 유통하는 150여개 회사를 모집, 지난달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협회는 CPU, 메모리 등이 현금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불법거래의 핵심 대상이 되면서 정상적으로 유통하는 전문업체들까지도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무자료거래 근절, 출혈경쟁 자제 등을 통해 유통질서 회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이갑 회장은 “무자료거래와 출혈경쟁 등이 횡행하면서 정상적으로 유통하는 업체들 마저도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회원사를 중심으로 비정상적 거래를 행하는 업체들을 견제해 유통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반엠지씨·태화·코다트·제삼세대 등 메인보드, 그래픽카드의 주요 총판 30여곳도 최근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의미로 ‘MV사랑’이라는 단체를 구성했다.

 다음달 11일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이 단체는 동종업체들간에 공동 게시판을 운영, 악성 채권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 발생시 공동 대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과당경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수입원들의 밀어내기식 판매행위 규제, 무자료거래나 여신기한을 이용한 유통업체들의 출혈경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회원사가 공조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MV사랑의 이용길 회장은 “지난해 소매점들의 고의 부도 등으로 발생한 총판들의 피해가 30억원이 넘어서면서 도매업체들간의 정보교류의 필요성이 높아져 연합회를 설립키로 했다”며 “향후 회원사들간의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수입원들의 경쟁유발 행위 등을 제재하는 등 공정한 경쟁 풍토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아이코다·컴퓨존·IT컴퓨터·이지가이드 등 용산의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업체들도 컴퓨터전자상거래연합회(회장 이용수)를 설립하고 카드 부정사용 피해대책 마련, 무자료거래업체들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등 동종업체별 연합 활동이 잇따르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