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권하는 책]신과 나눈 이야기

◆한신코퍼레이션 정경인 사장(jung@hahnshin.co.kr)

 

* △신과 나눈 이야기/닐 도널드 월쉬 저/아름드리 펴냄

 어느날 서점에서 우연히 ‘신과 나눈 이야기’란 책을 보게 됐다. 책을 들자 눈에 들어온 구절은 “그럼 여자가 남자보다 우수하단 말입니까”라는 저자 닐의 질문과 그에 대한 신의 답 “너는 뜨거움이 차가움보다 더 우수하냐”였다.

 그 순간 난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했다. 내가 지금껏 기대며 살아온 한 패러다임이, 나의 한 생이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지지 않는 게 미덕이었고, 내가 주변 친구들보다 더 똑똑하게 느껴진다는 게 자랑스러웠으며, 직장을 가지게 됐을 때도 나보다 좋은 직장에 간 듯 보이는 친구 때문에 자존심의 상처를 입었던 ‘나’라는 존재.

 내가 기대온 패러다임은 우월·우수의 패러다임이었다. 내가 누구보다 우수하면 즐겁고 우수하지 못하면 괴로웠다. 우수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우월감. 우수해지기 위한 치열한 노력. 그런데 이 책에서 신은 웃으며 무엇이 무엇보다 우수하다는 건 너희 생각속에만 있는 ‘판단’일 뿐, 나의 세계에서는 그 어떤 것도 어떤 것보다 우수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 의미있고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닐은 결혼에 여러 번 실패했고 직업적으로도 성공하지 못해 집세도 내지 못할 처지에 몰렸고 몸은 성한 데가 별로 없는 50대 중반의 실패한 중년 남성이었다. 삶에 대한 분노와 절실함이 어떤 이유로선가 그를 신에게로 인도했고 그는 이 책을 통해 왜 자신이 소위 ‘고통’ 속에 처해 있는지, 왜 돈을 못버는지 등을 이해하게 됐다. 드디어는 신의 섭리, 사랑과 평화에 대한 깊은 인식과 실천으로까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

 이 책에서 밝히는 우주의 법칙은 ‘우주는 그냥 복사기일 뿐’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에너지,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그건 너의 생각이 불러일으키는 그냥 현상일 뿐 너가 삶에서 어떤 특정한 현상과 체험을 바란다면 그런 생각을 해라. 단 생각이 왔다갔다해서는 안되고, 생각을 더 빨리 현실화시키고 싶으면 너의 생각을 자꾸 말해라.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라. 행동은 응축된 말이니까. 너가 어떤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며 그런 행동을 할 때 그리고 충분히 자주 그러할 때 우주가 그걸 이루지 않기란 어렵다. 다른 말로 하면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가 우주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구한 대로 된다면 이런 식으로 우주가 존재하지, 왜 이런 인간사회가 존재하지’라는 그 흔한 질문에, 어린이들조차 신의 자비·무한·완전하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묻게 되는 그 질문에 대해서도 감동적인 ‘신’의 대답이 있다.

 태초에 큰 빛이 있었는데 그 빛은 존재 그 자체였으며 그 빛 외에는 존재가 없었다. 그 큰 빛의 한 일부인 작은 빛이 ‘우리가 빛임은 알고 있는데 한번 체험을 해보자’는 경이로운 발상을 했다. 우리가 빛임을, 우리가 사랑임을 한번 몸으로 느껴보자고. 너무나 아름다운 발상이어서 큰 빛이 크게 기뻐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빛이 빛임을 체험하려면 빛이 아닌 즉 어둠이 있어야 하는데 존재하는 모든 게 빛이고 사랑이었기에 어둠이 없었다. 그래서 두번째 경이로운 발상이 있었는데 ‘어둠을 만들 곳이 없으니 어둠이라는 ‘환상’을 만들자’였다. 그래서 소위 상대계라는 환상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임을 체험하려면 사랑아님이 있어야 하는데 그때 한 영혼이 사랑을 체험하고자 하는 또다른 영원을 위해 스스로를 낮춰 기꺼이 원수가 되고자 결심했다. 그 영혼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 영혼이 하고자 하는 바를 돕기 위해, 그리고 이들 영혼은 상대계의 목적, 자신이 빛·사랑임을 체험하고자 하는 목적, 즉 신으로의 되돌아옴을 위해 기꺼이 자신이 원래 빛이라는 기억과 이 상대계가 환상이라는 기억을 지우고 이 ‘인생’으로 뛰어들게 됐다.

 2000년전 예수님이라는 성인은 “원수를 사랑하라, 그가 진실로 너를 사랑하는 자다”라고 말씀하셨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많은 의사결정에 부딪히게 된다. ‘무엇에 기대야 할까. 내 판단이 맞을까’ 등. 그때마다 ‘신’이 내게 좋은 친구가 돼준다. 신은 내게 항상 묻는다. “너는 이 순간 어떤 인간이 되고싶니. 이번의 결정을 통해 자비롭고 지혜롭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되고싶니, 아니면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며 두려움에 떠는 인간이 되고싶니”라고. 그리고 “사랑은 지금 무얼 하려고 하니”라는 물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