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e마켓플레이스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없었던 사업모델인 만큼 문제점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한국전자거래협회(회장 홍석현)가 발행하는 ‘EC저널’에 실린 ‘2003년은 e마켓플레이스 발전 원년의 해’를 소개한다.
지난 2000년 e마켓플레이스가 소개되기 시작한 이후 지난 3년간 우리의 e마켓플레이스 산업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하겠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을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e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어떤 사업이든지 새로운 것이라면 당연히 시행착오를 하면서 발전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그동안 어떤 시행착오를 했는가를 정리해 보고 향후 성공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그동안 국내 e마켓플레이스는 양적인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e마켓플레이스 업체는 작년 2분기 현재 278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보면 아직 우리의 e마켓플레이스 산업은 진입단계에 있다. 2002년 2분기 중 국내 총 전자상거래의 86.2%를 차지하는 B2B 거래액 37조3000억원 중에서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된 금액은 1조3550억원 정도로 전체 B2B 거래의 3.6%에 이를 뿐이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 e마켓플레이스가 제 자리를 못찾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환경요인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의 문제다. 예를 들면 동종업계끼리의 협업적 문화에 대한 생소함, 투명거래에 대한 부담감, 기존 거래관행의 변화에 대한 저항 등의 문제를 들 수 있겠다.
두번째로는 국내 e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이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간 거래를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시키기에는 그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e마켓플레이스 사업은 B2C 사업과 달리 그 절차가 복잡해 여러 조직과의 온라인 연계지원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e마켓플레이스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2∼3년 후에는 우리 산업의 21세기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이유로는 우선 e마켓플레이스 사업 자체가 이미 그 존재의 의미에 대해 검증받음으로써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이제 기업소모성자재(MRO) 같은 분야에서는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등 e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향후 발전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상태다.
두번째로는 우리 기업들이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e마켓플레이스에 대해 낙관하는 세번째 이유는 우리 정부가 이 사업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미 몇 년 전부터 파악하고 준비를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B2B 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과 중소기업 정보화지원사업, 한중일간 B2B 협력사업 등은 우리 e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e마켓플레이스 사업이 금년 중에 반드시 다음의 문제들을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작년말 B2B에 대한 미국의 와튼스쿨보고서에 의하면 2001년에 1500개에 달하던 미국의 e마켓플레이스가 올해에는 200여개로 압축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300여개의 e마켓플레이스가 존재한다는 것은 너무 많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동종업계 e마켓플레이스간 전략적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일본 및 중국의 e마켓플레이스가 협력한다면 능히 미국이나 유럽의 e마켓플레이스와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그동안 e마켓플레이스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e마켓플레이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김동훈 한국전자거래협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