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확대 수출에 긍정적

 유럽연합(EU)의 확대가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EU시장 공략을 위해 중·동유럽을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KOTRA는 14일 펴낸 ‘EU 확대 출범과 우리의 대응전략’이란 보고서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 중·동유럽 10개국의 신규 가입에 따라 EU가 서유럽은 서비스 및 소비, 중·동유럽은 생산기지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책을 제시했다.

 ◇EU 확대의 영향=KOTRA는 신규 회원국의 소득수준 향상으로 소비패턴이 중·저가 위주에서 고가로 전환되면서 우리의 수출상품이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신규 회원국이 역외국에 적용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기존 회원국 수준으로 하향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헝가리의 경우 1050㏄ 이하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13%에서 3.9%로 떨어지고 6∼10%인 자동차부품은 3∼3.5%로, 비디오·오디오(10%) 등은 0%로 관세가 없어진다.

 개별적으로 적용하던 공산품 규격인증 등 각종 기준이 EU 수준으로 통일되고 EU 역내에 투자한 기업의 역내 수출, 자본 및 노동조달 등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혔다.

 반면 반덤핑을 비롯한 EU의 빈번한 수입규제 조치가 신규 회원국으로 확대되는 것은 부정적 영향의 대표적 사례다. 또 환경기준 등에서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신규 회원국들이 까다로운 EU의 기준을 그대로 채택함으로써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KOTRA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KOTRA는 중·동유럽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실시해오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인센티브제도가 올해부터 EU 수준으로 대폭 수정돼 현지 진출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종합평가 및 대응책=EU 확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럽 수출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KOTRA는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95년 EU에 가입한 오스트리아·스웨덴·핀란드 등과 우리나라와의 교역 추이를 살펴보면 EU 가입 이후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동유럽은 성장여력과 시장잠재력이 높아 EU 편입이 우리의 수출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KOTRA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세계 최대 단일시장으로 부상하는 EU 공략을 위해 중·동유럽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우회생산기지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KOTRA는 조언했다.

 또 서유럽과 중·동유럽의 시장 상황을 효율적으로 결합시키되 경제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적 또는 복합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회원국과 신규 회원국간 경제·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중·동유럽에서 IT·환경·농기계 등 사업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KOTRA는 제안했다.

 신규 회원국 10개국이 3년에 걸쳐 EU로부터 지원받는 ‘405억유로+α’의 보조금이 대부분 사회 인프라 확충에 충당될 것으로 보여 중·동유럽의 정부조달시장도 유망분야로 꼽혔다.

 KOTRA 관계자는 “안정적인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서유럽(네덜란드)과 중·동유럽(헝가리)에 물류센터를 각각 설치하고 주요 회원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2국간 교역 및 국제분업으로 지역주의 확산에 대처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