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리눅스 장벽을 허무는 `모노` 프로젝트 눈길

 스페인어로 원숭이를 뜻하는 ‘모노(Mono)’로 명명된 특이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멕시코 출신의 프로그래밍 천재 미구엘 드 이카자가 주목받고 있다.

 그의 회사 지미안(Ximian)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용체계(OS)에서 돌아가는 전자우편 및 캘린더 툴에 필적할 만한 툴을 무료 공개운영체계인 리눅스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에볼루션’이라는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다.

 무엇보다도 그의 ‘과외 활동’인 모노 프로젝트(http://www.go-mono.com)는 두가지 OS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그와 130여명의 자원 프로그래머는 모노 프로젝트를 통해 리눅스와 MS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닷넷(.NET)’의 장벽을 허문다는 구상이다.

 모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닷넷 프로그래머들은 윈도 컴퓨터와 윈도 기기뿐만이 아니라 리눅스나 그 파생 OS를 설치한 기기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이 소프트웨어를 쓰는 과정이 단순화돼 프로그래머는 여러가지 상이한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작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짜는 데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모노의 영향력은 결국 모노를 누가 장악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모노는 MS에 의해 일종의 ‘슈퍼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으며 아니면 모노가 IBM 같은 경쟁사의 수중으로 떨어져 MS의 영향력을 해치는 데 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조사회사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분석가인 롭 엔덜리는 “만약 모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분명히 OS계의 역학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모노는 잠재적으로 닷넷보다 더욱 강력한 사실상의 OS 표준이 되겠지만 MS 같은 대기업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거기까지 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눅스와 닷넷의 연결은 왜 그리 중요한가.

 MS는 정보가 서버에서 데스크톱이나 각종 무선기기로 완벽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닷넷을 차세대 컴퓨터 프로그램의 ‘만국어’로 만들고 싶어한다. MS는 하지만 고객들이 닷넷과 리눅스의 호환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는 윈도가 신형 PDA나 각종 기기의 리눅스를 말살시킬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상당수 기업은 리눅스가 잘못된 선택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채택을 기피해왔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상위 3500개 기업 중 10%만이 리눅스를 채택했다. 엔덜리는 “닷넷은 막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며 “특히 대기업이 닷넷을 반대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모노가 이 생각을 바꿔 놓을지 모른다.

 지난주 리눅스월드 회의에서 리눅스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유니레버의 세계 인프라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콜린 호프 머레이는 “유니레버는 모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리눅스 지지자들은 리눅스 소프트웨어의 폭발적인 증가로부터 용기를 얻고 있다. 지미안의 에볼루션과 ‘레드 카펫’ 소프트웨어 관리 프로그램은 주목할 만한 리눅스 소프트웨어다. 이들 두가지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150만회 정도 다운로드됐다. 윈도를 설치하지 않고도 MS 오피스를 작동시키는 수세의 새로운 데스크톱 패키지 소프트웨어도 촉망받고 있다.

 이카자는 날로 인기를 더하는 리눅스를 데스크톱에 보급하는 첨병과 같다.

 그는 지난 99년 지미안을 설립할 당시 멕시코시티국립대학의 컴퓨터 기술자로 일했으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같은해 그에게 ‘올해의 혁신가’상을 수여했다. 그는 2000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 적극적인 공개소스 지지자가 됐다.

 그는 “18개월 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의 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카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닷넷이 아직 MS가 바라는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리눅스저널의 편집장 돈 마티는 “‘모노가 흥미롭기는 한데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리눅스 커뮤니티의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회의적 태도는 MS가 리눅스를 채택할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이카자는 이에 대해 자신이 속았을지 모른다는 일부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는 MS가 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부인했다. 그는 “MS와 이 프로젝트의 ‘공식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MS 홍보담당자는 모노가 이카자의 이기적인 동기에서 시작됐다고 강변했다. 그는 모노가 지미안을 위한 것이며 지미안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130명의 자원자를 끌어모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