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O, SI업계 신규수익모델 부상한다

 ‘새로운 IT서비스로 부상한 업무처리아웃소싱(BPO)서비스가 수익난으로 고전하는 SI업계를 견인할 수 있을까.’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는 기업의 IT 집약형 비즈니스 프로세스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을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한단계 발전된 IT아웃소싱 개념이다. 즉 핵심 사업에만 기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재무·회계, 물류·계약관리·공급망관리, 콜센터·CRM·영업팀 관리 등의 업무를 아웃소싱하려는 기업들에 전문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외국 선진기업들에은 이미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주 LGCNS가 가장먼저 이 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며 삼성SDS·SKC&C 등도 관련조직과 영업파트별로 아웃소싱사업을 강화할 방침이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된 BPO나 유사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웃소싱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 못한 국내 시장에서 BPO가 과연 SI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국내 현황과 BPO시장 전망=LGCNS는 지난 8일 BPO서비스 브랜드 ‘유세스(Ucess)’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CRM 분야 BPO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어, 앞으로 통합 브랜드를 통해 BPO서비스 제공업체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해나간다는 전략이다. LGCNS는 e솔루션사업부의 주도아래 각 사업부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전사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BPO사업을 위한 준비단계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는 사내 각 사업부의 운영시스템과 인력을 바탕으로 대외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LGCNS가 준비 중인 서비스는 영업마케팅 및 고객관리(SMC:Sales Marketing&Customer Care), 데스크톱아웃소싱(DTO), e서비스(EDI·전자세금계산서·펌뱅킹), 서류관리아웃소싱(DMO) 등 4가지다.

 SKC&C는 IT아웃소싱사업팀을 운영하며 토털 아웃소싱과 IT아웃소싱, BPO 등을 병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서비스수준협약(SLA), 통합데이타센터 등 아웃소싱 관련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한 데 이어 올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웃소싱 사업모델을 발굴 중이다. 특히 의료·교육 분야에서 중소기업용 서비스 모델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S는 기존 콜센터아웃소싱팀에서 콜센터서비스 대행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동아일보·산업은행·관세청 등에 개별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BPO전담팀은 없지만 CPS(Computer Power Service), 데이터센터 등 일부 서비스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BPO시장은 이처럼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인 서비스 수요와 함께 BPO 사업자 등장이 잇따르고 있어 IT 아웃소싱 시장 못지않은 시장 성장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걸림돌은 없나=기존 IT 아웃소싱이 기술집약적 서비스라면 BPO는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운영을 위임받아 고객 환경에 최적화된 IT시스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전문 BPO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순수한 IT서비스 노하우 외에 업종에 특화된 경험과 전문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문어발식 BPO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경쟁력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거나 해당 업종 전문업체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SI업계 고민도 여기에 있다. BPO를 섣불리 손대기에는 해당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BPO사업에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는 LGCNS는 같은 부문에서 이미 한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LG는 지난 2001년 캐나다에서 한국계 물류 BPO전문업체인 BIT(대표 주용협)와 편의점 대상의 물류·유통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현지 시장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1년여 만에 철수를 감행했다.

 당시 이 사업을 진행했던 LGCNS 관계자는 “당초 BIT의 제안으로 LGCNS는 시스템과 전산·물류 센터운영 업무를 전담하고, BIT는 현지 편의점 마케팅과 물류, 머천다이징을 맡기로 했으나 합작사의 현지사업진행 능력 부족으로 초기 취지는 없어지고 편의점 대상의 단순 물품공급 사업으로 전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