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형가전·카메라 관련 업체 "불황을 몰라요"

“우린 불황을 몰라.”

 최근 들어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자업계가 모진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전자사전, 어학학습기 등 디지털 소형가전과 디지털카메라 관련산업이 불황을 모르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스인터내셔널, 샤프전자, 디지털포토 등 이른바 ‘1020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소형가전과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은 제품수요 폭주에 ‘원자재 수급’ 및 ‘일손확보’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국내 가전사들의 에어컨 예약판매액이 목표치의 50% 수준에 그치고 외산가전업체들의 디지털TV, 디지털캠코더 판매가 전년대비 30% 가량 줄어드는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디지털 어학학습기 ‘매직토커스’를 생산판매하는 예스인터내셔널(대표 안상훈 http://www.yesint.co.kr)은 지난 1월 판매수량이 목표량 3000대를 초과하는 등 수요과잉 현상이 발생하면서 타생산라인을 조정키로 했다. 이 회사는 수요폭주의 영향으로 핵심부품인 LCD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서 졸업·입학 시즌용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자재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 http://www.sharpkorea.co.kr)도 최근 전자사전 리얼딕 시리즈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15∼20% 늘어나면서 최대 성수기를 맞고 있다. 샤프전자의 한 관계자는 “전자사전의 주요 고객인 대학생 40여명을 문화탐험 형태로 미국·영국·호주 등 영미권 지역에 파견하는 이벤트를 2월말 실시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사진 인화서비스 시장도 연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률 확대와 온라인사진 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찍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디지털포토(대표 송정진 http://www.zzixx.com)는 지난해 10월 가격인하를 단행한 후 최근 가입회원 수가 15만으로 급증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까지 20∼30% 수준이던 당일 가입 후 주문비율이 올들어 60%까지 오르면서 올해 매출목표를 크게 올려 잡았다.

 송정진 찍스 사장은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내 온라인 사진시장은 지난해 40억원대에서 최대 5배 가량 성장한 2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동안 가전제품의 핵심구매층이던 30∼40세대들이 IMF 학습효과의 영향으로 최근들어 제품구매 시기를 미루고 있지만 10대후반 20대초반을 겨냥한 산업은 불황속의 활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