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의 인터넷 서비스가 최근 잇따른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25일 KT의 주요 도메인네임서버(DNS)가 마비돼 1·25 인터넷 대란을 불러온 이후 30일에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ADSL 서비스가 약 4시간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또 설 연휴가 끝난 지난 3일에는 공공기관의 인터넷 네트워크인 초고속국가망 서비스 일부에 데이터 급증에 의한 가상사설망(VPN) 장애가 5시간 가량 이어졌으며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는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 서비스에 까지 장애가 발생, 약 5700명의 가입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올 들어 20일 사이에 3차례나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KT 인터넷망의 안정성과 관리체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사고가 날 때마다 KT는 공식발표를 통해 사고에 대한 사과와 사후 재발방지를 밝혔지만 아직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인분석에 따른 대책마련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렇듯 큰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KT의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며 “민영화 이후 단기수익에 연연하는 경영방식과 공기업 시절의 위기 관리능력 부재라는 한계가 그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민영화를 전후해 KT가 단기수익 중심의 투자에 주력한 반면 장기투자를 소홀히 했으며 사실상 국가 기간통신망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공기업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효율적인 위기 대응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연이은 사고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또 KT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 통신체계가 불안해진다는 점에서 KT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정부차원의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표>최근 KT 인터넷 서비스 사고현황
일시 사고내용 피해현황
1월 25일 DNS 다운 전국적인 인터넷 마비
1월 30일 전국 11개 노드 장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4시간 장애
2월 3일 초고속국가망 데이터 폭주 대한적십자사 가상사설망 5시간 마비
2월 13일 무선랜 서비스용 서버 장애 무선랜 사용자 5700명 서비스 불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