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지만 브랜드별로는 경쟁사나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새로운 노트북 브랜드를 선보인 LGIBM(대표 류목현)과 한국HP(최준근) 등이 새로운 브랜드를 조기에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브랜드별 광고, 마케팅, 채널 정책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자체 브랜드 차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x노트’라는 컨슈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한 LGIBM은 기존 브랜드인 ‘씽크패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브랜드별로 아예 광고대행사를 따로 쓰고 있다. 동일한 광고대행사에서 두가지 브랜드의 광고를 집행할 경우 혹시라도 브랜드간 차별화가 희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채널도 씽크패드와 x노트는 완전히 다르다. 씽크패드는 주로 기업고객과 LGIBM 전속점 그리고 6개의 총판점이 판매를 맡고 있지만 x노트는 양판점과 하이프라자 그리고 용산 및 지방 집단상가를 총괄하는 1개의 총판점이 전적으로 유통을 책임지는 형태다. 마케팅 담당자도 당연히 분리돼 있다.
신종호 LGIBM 마케팅 부장은 “x노트와 씽크패드는 LGIBM이라는 회사의 브랜드지만 브랜드별로는 타 회사나 마찬가지의 경쟁관계”라며 “이렇게 운영되지 않을 경우에는 내부 브랜드간 시장 세분화가 희석돼 원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통 회사에서 2개의 브랜드를 내놓더라도 1+1=2보다는 1.2나 1.3의 효과를 내게 마련이지만 이렇게 완전히 분리해 운영함으로써 1.8 이상의 매출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파빌리온’이라는 새로운 노트북 브랜드를 출시한 한국HP 역시 기존 노트북 브랜드인 프리자리오와의 차별화를 위해 철저히 채널 및 마케팅 정책을 분리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파빌리온의 경우 디지털HP 대리점을 주요 판매채널로 이용하는 한편 홈쇼핑의 경우에도 CJ쇼핑은 프라자리오, LG홈쇼핑은 파빌리온 제품으로 이원화했다. 광고컨셉트도 파빌리온은 디지털 라이프라는 이미지로 디지털카메라·프린터 등 개인고객의 디지털 생활에 초점을 맞췄으며, 프리자리오는 생활 및 업무를 업그레이드한다는 전혀 다른 컨셉트의 광고를 진행중이다. 마케팅 조직도 분리돼 있다.
한국HP의 김대환 차장은 “실제로 같은 계열사면서로 현대의 쏘나타와 기아의 옵티마처럼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기업이냐보다 어떤 브랜드냐가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프리자리오와 파빌리온 등 2개의 브랜드가 HP의 브랜드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차별화된 별도의 브랜드처럼 인식하도록 브랜드 정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