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아람(http://www.aramlaw.com)을 이끌고 있는 손경한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9기)는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변호사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이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지난 94년경부터 이 분야에 관심과 애정을 쏟아온 탓에 특허와 전자상거래 분야의 사건처리 경험이 많다. 지난 2001년의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게임서비스 제공방법’에 관한 특허권 침해소송과 99년 폰트개발업체들간의 저작권 침해 금지가처분 등 세간에 잘 알려진 사건이 손 변호사의 손을 통해 해결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터넷 쇼핑몰 약관의 표준을 제정한 일은 손 변호사의 활동을 대표하는 가장 기록적인 일로 손꼽히고 있다. 손 변호사는 지난 98년 정부에 전자상거래법 도입에 관한 제안을 주도해 ‘전자거래기본법’의 초안을 만드는 전자상거래 모델법을 영리법적인 법체계로 정리, 미국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번째로 전자상거래 관련법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 삼성물산의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의 이용약관을 작성했는데 이 표준약관은 나중에 공정위를 비롯한 다른 쇼핑몰들이 인터넷약관을 만들 때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등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제도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같은 시도와 결과는 IT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에 비롯됐다.
“94년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을 체험하면서 정보통신과 네트워크가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국제거래나 지적재산권 분야를 담당하다 보니 자연 IT관련 법제도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IT를 만나는 순간부터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손 변호사는 95년, 기술과 법제도의 괴리현상을 연구하기 위한 ‘기술과 법연구소(KITAL)’를 설립하는 등 IT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최근 손 변호사는 전자상거래의 보편화를 위해 새로운 법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본법의 경우 20조문에 불과하는 등 폭과 깊이에 있어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민법의 계약편을 대체하는 수준인 유시타(UCITA : Uniform Computer Information Transactions Act) 대응 법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손 변호사는 기존 산업사회 중심의 법체계를 정보사회에 맞는 법체제로 개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유시타 대응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변호사는 “벤처열풍과 더불어 IT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BM) 특허출원이 급증했지만 특허의 소유와 배타적 청구범위면에서 명확하지 않은 점이 많아 특허권행사를 놓고 분쟁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BM특허의 경우 청구범위나 가치를 적절하게 파악하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