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의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전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연이틀 하락했다.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14일 이 회사의 주가는 전일 5.98%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전일대비 1.82% 하락하면서 게임주의 하락을 이끌었다. 주 초반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도 전일 1만주 가량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도가 이어졌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은 게임주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빛소프트와 액토즈소프트가 엔씨소프트의 하락과 함께 전일 대비 2% 가량 하락했고 위자드소프트도 1.60% 떨어졌다.
이처럼 실적 발표 후 연이틀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실적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 엔씨소프트의 향후 외형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투자자의 우려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일 장초반 공시를 통해 이 회사가 실적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주가는 소폭 상승했지만 내년도 매출 계획이 알려지며 하락했다.
증권사 전문가들도 전일 실적 발표와 관련, 투자의견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올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요인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엔씨소프트의 6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5만4000원에서 13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노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실적은 기대 수준이었지만 올해 이 회사의 수익성은 기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11%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리니지2’의 유료화 시점이 당초 예정보다 1분기 늦어져 관련 매출이 기존 47억원에서 34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하반기 미국에서 상용화할 예정이었던 ‘시티오브히어로’의 서비스 시기도 2004년으로 미뤄져 신규게임에 대한 매출 기대치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송인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내리고 ‘시장수익률’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송 연구원은 “이 회사의 주력상품인 ‘리니지’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서버 증가에도 불구하고 동시 접속자가 감소, 매출액이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리니지’의 외형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신규작 출시 지연 및 온라인 게임시장 경쟁 심화와 ‘리니지2’ 상용화 이전에는 매출 증가를 견인할 요소가 부족한 과도기적 상황이어서 올해는 수익성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각과는 달리 엔씨소프트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감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요인이 다소 부족하지만 성장성의 기대감을 저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외형적인 성장과 수익성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중국시장 진출과 리니지2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 주가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하락해 가격메리트까지 부각된 데다 이 회사의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벗어나지 않은 만큼 목표주가 14만4000원과 매수의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