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음반에 대한 저작권 침해, 업계 논란 뜨거워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유영건·이하 KOMCA)가 8개 음반사를 저작권 위반혐의로 형사고발한데 대해, 음반사가 강력하게 대응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KOMCA는 지난해 9월 ‘편집음반 제작시 저작자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1월부터 한달에 걸쳐 도레미디이어·YBM서울음반 등 8개 음반사를 형사고발 조치했다.

 KOMCA는 GM기획을 비롯한 기획사도 잇따라 고발할 예정이며, 앞으로 해당 회사에 대한 민사소송까지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KOMCA 관계자는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편집음반으로 음반사가 부당이득을 취해 법적 소송을 취하기로 한 것”이라며 강경책을 들고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음반사들도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심산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한국음반산업협회·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 3개 단체를 중심으로 협상을 추진해왔으나 KOMCA가 강공책을 들고 나오자, KOMCA를 맞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OMCA에 권리를 신탁한 작가(무자격자)가 음반사로부터 곡비(작품료)를 받고 계약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OMCA가 묵인했으므로 배임죄는 물론, 이중재산권을 행사했다는 판단에서다. 또 음반사와 계약을 맺었던 작가에 대해서도 부당이득 취득 반환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아울러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음반산업협회·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 소속 음반기획사들은 이달 안에 결의대회를 갖고, KOMCA 소속 작가의 곡을 음반으로 제작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이제까지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용승낙서가 제작돼 왔던 데서 벗어나 작가와 음반사간의 표준 계약서를 제작, 계약의 투명성과 통일성을 꾀하기로 했다.

 음반사 관계자는 “KOMCA가 소속 작가를 사기죄로 내몬 비도덕적인 기관임이 드러난 것”이라며 “KOMCA는 음반사와 공존공생하며 산업을 키워야 하는 곳인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음반사의 목을 죄어서야 말이 되느냐”고 항변해 양측의 다툼이 쉽게 결말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건으로 작가와 음반사간에 감정의 골까지 깊어져 음반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어 하루빨리 타협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