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수위의 ‘송도IT특구 조성 개발 구상’을 둘러싸고 대덕밸리를 비롯한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14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동북아 IT허브 구축,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토론회에서 “인수위의 구상은 성공사례를 위한 중앙집중식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인위적으로 과학기술 집적지의 성공요인인 다이내미즘을 계획해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효율보다는 효과가 중요하다”며 “작은 출발로 시작해 어느 한 순간 촉발될 다이내미즘에 투자를 확대,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과학기술 집적지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경쟁적인 개발 유발형의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며 “민간과 지자체, 지방의 힘을 모은 후 우연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코리아IT네트워크(KIN) 이경동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성공한 것은 스탠퍼드 밀러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우수인재를 끌어들인 후 많은 시간을 들여 클러스터 컨셉트를 키웠기 때문”이라며 “포커스를 맞춰 성공모델을 하나씩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IT밸리 조성보다는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대덕밸리를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송도IT특구도 이러한 맥락에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용규 연구원은 “차기 정부가 동북아 IT허브 구축을 위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전략은 부정적”이라며 “기존의 산업이나 클러스터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대덕밸리는 30여년간의 연구단지에서 탈피해 혁신 클러스터로 급속히 진화중”이라며 “정부도 이같은 점에 주목해 IT허브 구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원웅 국회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인수위의 송도IT허브 조성 계획 과정에서 국민들의 참여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 말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노 당선자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을 중시한다는 점”이라며 “이에 반해 인수위의 이번 결정은 얼마나 현장을 둘러보고 결정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30년의 역사를 갖춘 대덕밸리는 최고의 기술력과 인력을 갖춘 과학기술 집적단지”라며 “동북아 IT허브 건설은 전략적 계획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