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덕 도시바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idcha@toshiba.co.kr
미국의 시장분석자료에 의하면 PDA 제품을 사는 고객의 65%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인프라가 선진화되어 있고, TV 방송이 전국으로 네트워크화된 환경에서는 이러한 입소문은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온라인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리들은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새삼 느낄 때가 많다. 미국의 경우 조연 영화배우를 사례로 한 조사에서 본인을 기준으로 해서 3명만 연쇄적으로 거치면, 미국의 영화배우 모두와 공연하거나 알고 있는 지인인 것으로 판명이 난 바 있다.
같은 방법으로 6단계만 거치면 미국 전역에 있는 어떤 사람과도 연계가 되는 것으로 스탠리 밀그램이란 연구원에 의해 실험으로 확인된 바 있다. 아마 우리나라의 경우는 3∼4단계면 모든 사람이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세상이 좁으니 항상 말조심하고 행동거지 잘하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강력한 입소문은 3∼4단계를 거치면 우리나라 전역에 하루, 이틀에도 전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IT나 디지털가전제품 등은 특히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무섭게 영향을 미치는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체험행사라든가 제품을 직접 쓰는 유명 인사를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비자들은 동호회를 구성하는 등 나름대로의 클러스터를 형성,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그러한 네트워크는 메이커들에는 입소문 마케팅을 전개시킬 수 있는 최고의 집단이 될 수 있고, 신제품 등의 시장잠재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그룹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입소문, 구전 마케팅을 전개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어떤 체험행사나 증언광고든 오히려 메이커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입소문이 좋은 경쟁력있는 제품은 더욱 더 잘 팔리게 되고 홍보·광고 등의 보조 마케팅에 의해 넓은 시장으로 확산되어 공전의 히트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