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기업간 사업 양수도나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금력이 없는 기업들이 사업부문 양도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업종내 선두권 업체에 대해 자사의 인수를 의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있는 회사들은 경기침체기라는 점을 활용, 저가에 유망한 기술력이나 비전있는 사업부문의 확보를 적극 추진중이다.
18일 서울시스템은 한글과컴퓨터의 지분 3%를 장내 매입,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며 10% 수준까지 지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컴과 서울시스템은 모두 이날 가격 제한폭까지 주가가 올랐다.
엔플렉스는 지난 17일 장외 기업인 엔버스터로부터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트랙’의 국내외 판권을 양수했다. 인성정보는 최대주주의 특수 관계인인 대웅에 GMS시스템을 14일 매각하기도 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들 이외에 지난해 10월 이후 IT부문 영업 양수도를 결의한 코스닥기업은 17개다. 표참조
이들만 보면 영업 양수가 양도보다 훨씬 많다. 이는 등록기업들이 일반 장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나 지명도가 높아 사업부문 매각보다는 인수에 치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양업 양도나 기업 M&A는 이전 ‘머니게임’ 양상에서 생존 차원의 문제로 변화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전에는 금융 차익을 겨냥한 브로커 개입에 의해 거래가 많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경기침체속에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기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전에는 코스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기업들이 ‘묻지마 투자 방식’의 신규사업 진출이나 기업 인수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도 이전의 실패사례를 많이 봐온 탓에 보수적인 자세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쪽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박정호 하우리 부사장은 “기업을 인수해 달라는 제의도 많이 받고 있으며 향후 도움이 될 사업을 골라 인수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 인수나 사업부문 양수도는 IT업계 전반에 걸쳐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스닥위원회가 M&A를 코스닥시장 건전화 방안으로 꼽고 있는 것도 향후 기업간 M&A의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향후 M&A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며 “이미 투자한 부분에 대한 자금회수 욕구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등록이 안된 기업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들어 나스닥식 M&A를 통한 시장 자정노력에 대한 관심 역시 높다”고 덧붙였다.
또 “향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등 코스닥시장 한계주식들에서 M&A가 먼저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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