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형 유통업체들의 영업전략이 외적 성장에서 수익성 위주로 전환되면서 가전 및 정보기기 제품들이 유통시장에서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이 최근 실질적인 이익기여도가 낮은 가전제품의 방송편성 비중을 줄이고 있고 인터넷쇼핑몰, 백화점 등도 가전 및 PC판매를 꺼려하면서 국내외 가전업체들이 판매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쇼핑 및 인터넷쇼핑몰 등 신유통 채널들이 회계기준 변경 이후 가전제품 편성 및 판매비율을 낮추고 있는 데다 백화점마저 가전제품을 퇴출 1순위로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직매입 판매분만 매출로 인식하고 중개매출은 수수료로 반영하는 새로운 회계기준을 감안해 PC, 노트북, 가전 등 과거 매출액이 높았던 품목의 방송시간을 사실상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황금시간대 방송은 평균 30% 이상의 이익마진을 낳는 의류, 건강식품 및 러닝머신과 같은 생활용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LG홈쇼핑의 경우 지난해까지 일주일 평균 2.5∼3회 편성됐던 가전 및 정보기기 방송이 최근 1.5∼2회로 30% 가량 줄었다.
박기석 디지털파크 사장은 “최근들어 홈쇼핑의 PD와 MD들이 과거 분당 1000만원 이상의 효율을 올리던 가전 및 PC대신 고마진이 확보되는 의류, 카페트, 가구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쇼핑몰 업체들도 최근 노출빈도수가 높은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의류, 란제리 등을 전면에 배치하는 대신 이익마진이 낮은 가전제품은 후면에 배치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수입가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진율이 최소 20∼25% 이상 확보되지 않는 제품의 취급을 꺼리는 신유통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에다 판매채널 축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최근 백화점마저 유통마진이 3% 안팎인 가전제품 매장을 퇴출시키면서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백화점들이 전자제품 매장을 대형 디지털제품 전용매장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구색상품으로 명맥을 이어왔던 전자제품이 퇴출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LG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가전 및 정보기기 제품이 최근 유통업체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회계기준 변경뿐 아니라 PC에 대한 매기감소, 에어컨 예약판매를 하는 생산업체들의 소극적 판매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