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줄 새 트렌드인 디지털 컨버전스 및 홈네트워킹은 거의 모든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통신서비스업계에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컴퓨터업계는 정보기기의 부활로, 가전업계는 컴퓨터를 넘어서는 첨단기기로의 도약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말 홈네트워크가 구축된 첨단아파트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팰리스타워는 이를 잘 보여준다. 초고속정보통신망 서비스업체, 가전업체, 홈네트워크 기기업체 등이 협력해 이뤄진 예에서 보듯 꿈의 홈네트워크는 어느 한 회사의 독자적인 구성영역을 벗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내 조직변화 움직임도 이를 감안한 조직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업간 협력의 중요성 역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세계 제1의 전자회사라는 소니는 디지털 컨버전스와 네트워킹 흐름을 가장 먼저 인식한 대표적인 회사로 꼽힌다. 디지털시대의 이단아로 불리는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지난 99년 4월 회사를 네트워크 컴퍼니로 전환하기로 하고 TV 중심의 홈네크워크 컴퍼니, VAIO 컴퓨터 중심의 IT네트워크 컴퍼니, 홈엔테인먼트 중심의 네트워크 조직 등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하드웨어 콘텐츠 서비스를 모두 갖추는 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월 네트워크 중심의 회사임을 선언하면서 변신을 시도했다. 이달초에는 디지털 컨버전스와 홈네크워킹의 중요성을 감안, 윤종용 부회장 직속의 DSC(디지털솔루션센터)라는 전담조직을 두고 컨버전스 네트워크 시대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백우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NSS(네트워크시스템스앤드솔루션) 팀을 신설, 이 팀에 LG전자에서 추진하는 모든 디지털 컨버전스와 홈네트워크 사업기획 및 관련 조직관할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LG전자 DA연구소 임형빈 소장은 “컨버전스 네트워크 전담조직 신설 이후 수시로 제품개발을 위한 전사적 합의를 도출, 이 결과를 신제품에 유기적·효율적으로 반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트워킹을 전제로 한 디지털 컨버전스는 라이벌 업체간 협력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주도한 전력선통신을 이용한 홈네트워크 프로토콜인 HNCP(Home Network Control Protocol)를 KS로 활용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말 소니와 마쓰시타가 디지털 가전제품용 운용체계(OS)를 공동개발키로 했다.
게다가 단품제조 회사들의 기술개발 방향도 홈네트워킹 관련 사업지향형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셋톱박스의 대명사인 휴맥스의 변대규 사장은 최근 1∼2년 동안 셋톱박스 이후의 제품으로 게이트웨이 분야 연구를 독려하고 있다. VGA카드, xDSL, 태블릿 PC 판매업체인 자네트시스템 역시 최근 e홈 중심의 변화에 따라 회사를 홈네트워크 분야에 집중키로 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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