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시범적으로 추진 중인 IC카드형 전자화폐시스템 구축사업자로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그러나 입찰 결과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측이 단돈 ‘1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나 최저가 입찰방식의 심각한 문제점을 둘러싸고 파문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20면
한국도로공사(대표 오점록)는 20일 통행료 전자지불시스템 시범사업 입찰결과 1원을 제시한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번 입찰은 1차 기술심사를 통과한 씨엔씨엔터프라이즈·케이비테크놀러지·삼성SDS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실시됐다.
그러나 이번 입찰 결과는 IT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최저가 입찰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여서 도공 당사자는 물론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당초 도공 측이 예측한 시스템 구축 원가만도 13억여원에 달하지만 씨엔씨 컨소시엄은 사실상 ‘무상’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입찰에서 탈락한 여타 사업자는 이번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입찰방식의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시범사업이지만 터무니없는 입찰가로는 정상적인 시스템이 도저히 만들어질 수 없다”면서 “출혈경쟁에 의한 업계의 경제적 손실 또한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금카드 위변조 사고 등의 여파로 최근 IC카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1원 입찰이라는 선례가 남겨질 경우 향후 업계 전반에 끼칠 악영향은 불가피한 것이다.
도공은 이번 시스템 구축이 오는 2005년 본사업에 앞서 연내 판교·성남·분당 등 3곳에서의 시범운영을 위한 것이어서 추후 이어질 추가 시스템구축사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도공은 2단계로 IC카드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며 오는 2005년에는 경쟁입찰을 통해 본사업을 위한 시스템구축사업자를 추가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